서울특별시가 남산 제모습찾기 사업계획을 성안하고 날로 훼손되고 파괴되어가는 남산의 자연환경보존에 적극 나서기로 한것은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소식이다. 금년따라 유난히 기승을 부린 삼복의 불볕더위를 밀어내고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초가을의 서늘한 바람과도 같이 우리에게 시원함을 안겨준다.서울주변에는 크고 작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지만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개의 산중 서울주민과 가장 친근한 산이 바로 남산이었다.
그러나 개발이다,시설이다하고 잠식당해 남산은 점점 시민의 안식처로서 기능을 잃어 시민들이 크게 아쉬워해왔다. 예를들어 강남에서 한남대교를 건너면서 앞에 나타나는 남산은 어김없이 콘크리트 병풍과 같은 두 외국인아파트와 하얏트호텔이 볼품사납게 가려버려 시민들의 분노마저 낳게했고 신록이나 단풍,백설의 계절이면 한층 더 했었다. 이제 이런 남산을 제모습으로 되찾는다니 여간 기쁘지 않다. 예산 등 여러난제가 있겠으나 이런 시민들의 기대와 열망에 실망을 주지 않도록 계획이 차질없이,철저하게 실행에 옮겨지길 바란다.
남산이 파괴되기 시작한 것은 개화초기부터이긴 하지만 정작 본격적으로 훼손된 것은 5ㆍ16이후였다. 지금까지 무려 36차례에 걸쳐 용도변경고시로 공원용지 75만평중 3분지1인 25만평이 잠식당한 것으로 되어있으나,면적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남산이라는 자연경관을 전혀 고려에 넣지않은 마구잡이 개발허가와 잠식이었다.
그동안 남산의 옛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여론과 운동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갖가지 「명분」과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던 여론의 한계 때문에 결실을 보지 못했었다. 이번에 서울시의 남산 제모습찾기 사업은 국가안전기획부ㆍ수도방위사령부ㆍ미군통신부대ㆍ주한미군사령부 등 남산일원에 산재한 국가기관과 군사시설의 이전계획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업은 군사시설의 이전계획이 완결되는 1996년까지 단계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나 가급적이면 예정을 앞당겨 남산이 옛모습을 하루속히 되찾게 되길 바란다.
남산 제모습되찾기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은 자연생태계의 완전무결한 복원이다. 애국가 가사에 철갑을 두른듯 하다고 표현된 남산의 소나무는 이제 남산전체 수목의 18%밖에 되지 않으며 산성비,대기오염 등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울창한 남산의 수목을 복원하여 야생동물의 놀이터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종시설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가능하면 시설보다는 자연 그대로를 복원하는데 역점을 두었으면 한다. 외국인아파트를 비롯하여 자연경관을 해치는 건축과 시설물을 과감히 철거하고대중위락시설 등의 설치는 철저하게 막아야만 한다.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자연보존보다는 위락ㆍ관광시설로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경관을 훼손시키는 전철을 남산 제모습찾기 운동에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하는 바다. 그리고 시계를 막는 주변 고층건물,특히 신축에 대해 효율적인 규제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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