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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크 무력충돌 “외길”로/요르단 후세인왕 방미 성과없이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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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크 무력충돌 “외길”로/요르단 후세인왕 방미 성과없이 끝나

입력
1990.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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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역 무위… 적대감만 더 증폭/미,힘 행사돌입 결전위기 고조/부시,강경입장 재확인… 이라크도 대미 대결 강화미ㆍ이라크의 긴장된 대치는 16일 충돌회피의 마지막 외교기회로 간주됐던 부시 미 대통령과 후세인 요르단국와의 회담실패로 한층 증폭,무력충돌 가능성은 이제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이날 부시대통령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케네벙크 포트의 향리저택에서 2시간30분동안에 걸친 회담을 끝낸뒤 각각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시ㆍ후세인 양국 수뇌는 『이라크대통령 사담ㆍ후세인의 친서가 없었으며 미ㆍ이라크간의 협상출발점이 될수 있는 어떤 제안이 논의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회담은 미ㆍ이라크간의 현안문제보다는 요르단의 대 이라크 교역금지(엠바고)문제에 대한 양국간의 불편한 입장 논의가 주의제였다.

후세인 요르단 국왕은 『사담ㆍ후세인의 친서를 휴대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30년동안의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긴장완화에 기여하고 또한 나자신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왔을 뿐』이라고 이번 회담의 성격을 설명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정직한 중재인」의 대우와 진퇴양난의 자신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기대했던것 같다. 기자들과의 회견서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 말해주듯 후세인국왕은 얻은 것이 없었다.

부시 대통령은 『후세인의 친서가 없었으며 또한 그에게서 중재의 임무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이해관계와 모든것을 아랍의 입장에서 되풀이 얘기했고 나는 나의 입장을 밝힐 기회를 가졌었다』며 이번 회담이 미ㆍ이라크중재회담이 아니었음을 밝혔다. 부시대통령은 또한 대 이라크 교역금지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이라크로 물자가 계속 공급되는 경우 아카바항을 봉쇄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후세인국왕은 『요르단정부는 유엔의 제재안이 강제성을 띠고 있는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인도적인 입장에서 식량과 의약품등의 교역은 허가하고 있으므로 구체적으로 어떤품목의 수출입이 가능한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엠바고는 준수하겠으나 교역이 허용되는 것은 공급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시대통령은 후세인의 친서설에 대해 회의를 가졌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졌었던것 같다.

타리그ㆍ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모하메드ㆍ알ㆍ마사트 주미대사는 미국 TV방송과의 회견에서 후세인국왕의 부시대통령 면담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후세인국왕은 이번 방미직전 바그다드를 방문,사담ㆍ후세인과 장시간 요담했다. 이와 관련,후세인국왕이 부시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군의 중동파병을 현수준에서 중단하면 이라크의 쿠웨이트철수에 대한 국제회의를 가질 용의가 있다는 사담ㆍ후세인의 제안을 전달할 것이라고 보도됐었다.

이보다 앞서 사담ㆍ후세인은 이스라엘이 점령지역에서 철수하고 시리아가 레바논에서 철수하면 쿠웨이트에서 철수하겠다고 했다. 미국은 이 제안을 즉시 거부했고 또한 미군의 중동파병 중단 운운의 제안도 신문보도의 단계에서 거부했다.

부시대통령은 후세인국왕과의 회담 2일전 ▲이라크의 즉시 무조건철수 ▲쿠웨이트 왕정복귀 ▲미국시민보호 ▲사우디아라비아 불침략등 4개항의 요구를 다시 확인하고 『협상은 교역금지조처가 영향을 나타내고 그리고 시간이 얼마간 지난뒤에야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협상의 값을 높이 부른셈이다. 후세인국왕이 사담ㆍ후세인으로부터 구체적인 중재제안을 받았는지,받았다면 어떤 것인지 전혀 알려지지 않고있다. 사담ㆍ후세인의 제안이 있다해도 미측의 요구에 너무 미흡,아예 내놓지 않았을 수도 있고 일반적인 「아랍측 견해」피력에 묻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사담ㆍ후세인이 미측 4개항의 요구에 타협의 자세를 보이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이라크측은 16일 대미대결자세가 갑자기 한단계 더 강화됐다. 쿠웨이트와 이라크에 묶여있는 미ㆍ영 국민들을 한곳에 집결토록 지시하고,불응하는 경우 검거토록 했다. 사담ㆍ후세인은 부시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미국이 전쟁을 도발하면 미군 5천명이 시체로되어 귀국하게 될것이다』고 위협했다. 부시는 후세인 비난에 대한 응수인듯 설전의 강도를 높였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페르시아만등 이라크를 둘러싼 수역에 파병된 가공할 세력의 해군에 대해 해상봉쇄수칙을 승인,16일 하오부터 해상봉쇄의 실력행사에 돌입케 했다. 유엔제재안 가결이후 사실상 유조선회사들의 이라크 기피로 엠바고가 실시돼왔고 이라크의 유조선들도 그들의 송유관이 끝나는 사우디의 항구에 입항했으나 사우디측의 항내안내거부로 석유를 선적하지 못하는등 실질적으로 원유수송을 거부당해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이라크선박이나 혐의선박들의 정선과 검색등 물리적인 힘의 행사가 발동되므로 이라크측의 도전하는 경우 파국의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현시점에서 분명히 해야하는것은 교역금지의 엄격한 이행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1단계로 경제적인 교살로 사담ㆍ후세인을 굴복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물자의 흐름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해상봉쇄를 강행하고 있다. 후세인 요르단국왕에 대해서도 교역의 중단을 강요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라크는 현재 요르단의 아카바항구에서 바그다드로 통하는 고속도로를 통해 물자를 수입한다. 후세인국왕은 미국ㆍ이라크양측 사이에서 위험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현재 미ㆍ이라크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마주달려오는 두개의 기관차와 똑같다. 상호간의 깊은 불신,경멸,힘의 오만,증오등이 타협을 배제하고 긴장상태를 급격히 조성하고 있다 <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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