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0.08.13 00:00
0 0

의는 양쪽이 모두 이익을 보는 것을 말한다. 나에게만 이롭고 남에게 불리한 것은 이가 아니며,또 남에게만 이롭고 나에게 불리한 것도 이는 아니다. 참된 이라면 나와 남에게 두루 이로운 것이다. 그래서 이는 의의 화라고 할 만하다. 주역에서 풀이하는 이와 의의 개념은 고상하고 차원이 높다. 자기 뜻대로 자기 속셈만 맞추는 것은 이라고 할 수도 없다. ◆8월에 들어 통일문제가 한층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다. 정작 성사되는 것은 하나도 없이 그저 떠들썩하기만 하다. 남북이 서로 엇갈리는 말만 주고 받을 뿐,대화와 교류의 레일을 깔려는 노력은 미흡한 인상만 준다. 남과 북이 각기 한쪽의 이만 너무 의식한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평행선을 달리다 보면 의의 이는 기대하기 힘들다. ◆북은 어떻게든 우리 정부쪽보다 재야쪽과 끈을 대려고 하는 흔적이 너무도 확연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반통일 세력인 듯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쉽게 간파된다. 정부가 주관한 방북신청은 칼로 자르듯 거절하면서 특정인 또는 특정단체엔 깍듯이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나선다. 아무리 너그럽게 보아주려 해도 이를 따지는 차원이 너무 낮다. ◆남쪽의 사정은 그대로 또 딱하다. 통일을 놓고 정부와 재야가 분열이나 된 듯한 모습을 자주 드러낸다. 이런저런 제안을 내놓고 이건 되고 저건 안된다는 식으로 갈팡질팡한다. 그러다보니 가겠다 못간다 하며 퉁탕거리기 일쑤다. 이런 가운데 통일노력은 낭비만 초래하고,국민의 눈엔 통일운동의 주도권 싸움같은 언짢은 느낌만 안겨준다. ◆통일운동엔 천사도 있을 수 없고 악마도 있을 수 없다. 진정 통일을 원한다면 먼저 겸손할 필요가 있다. 나와 남이 함께 누리는 이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의의 화를 구하는 정성이 선행되어야 할 줄 안다. 내가 나서야 된다는 자만이야말로 통일의 장애요소라 할 수 있다. 광복절이 눈앞에 다가온다. 8ㆍ15 그날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지금같은 혼선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