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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가 어떻게 될 것인가/낙관ㆍ비관 엇갈려 혼조 거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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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가 어떻게 될 것인가/낙관ㆍ비관 엇갈려 혼조 거듭

입력
1990.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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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파병ㆍ증산 등으로 일단 하락/사우디 피침될 땐 급상승 불보듯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30달러선을 향해 급상승해온 세계유가가 미군의 사우디 파병과 일부 산유국의 증산 움직임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8일 낮 뉴욕 석유시장에서 두바이산 경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무려 3달러가 떨어진 22달러70센트에 거래됐고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2달러70센트가 하락한 25달러70센트에 거래됐다.

미국의 기준유인 텍사스 중질유 역시 배럴당 1달러61센트가 떨어진 26달러70센트로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같은 유가하락세는 1차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각국의 대이라크ㆍ쿠웨이트 원유수입 금지조치로 인한 공급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하루 2백만배럴의 원유를 증산키로 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도 하루 50만배럴을 증산키로 했다.

두 나라의 증산분은 이라크ㆍ쿠웨이트의 하루 산유량 4백만배럴에는 못미치지만 80만배럴의 증산능력을 갖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증산이 확실시되고 이란도 증산을 추진하고 있어 공급부족현상이 곧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나 베네수엘라의 증산결정은 물론 미국의 강력한 압력 때문이다. 여기에다 미국ㆍ일본 등 21개 서방선진국들이 9일 파리에서 열린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의에서 유가족등을 막기 위해 각국의 전략비축원유를 공동 사용키로 결정한 것도 유가속등을 잡는 또하나의 결정타가 됐다.

현재 주요선진국이 비축한 원유물량은 ▲미국 5억9천만 ▲일본 2억8백만 ▲서독 5천3백만 배럴 등으로 이들 3개국만으로도 하루 4백만배럴 이상을 방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석유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70년대 같은 석유위기가 재현되거나 시장공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세계유가가 안정세로 들어섰다고 말하기에는 시기상조임도 분명하다.

한 예로 싱가포르 시장에서는 8일 상오 28달러90센트로 개장됐던 텍사스 중질유가 사우디증산 결정이 전해지면서 28달러31센트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이라크의 사우디 유전침공 임박설에 따라 28달러61센트로 오르는등 등락을 거듭했다.

이처럼 세계유가는 당분간 중동사태 전개방식에따라 가변적일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라크가 사우디를 공격할 경우 세계의 원유수급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라크ㆍ쿠웨이트에 이어 사우디에서마저 원유공급이 중단된다면 세계의 원유공급량은 거의 절반으로 줄게 된다. 이 경우 미국의 원유수요량은 12%,유럽은 24%,일본은 29%를 잃게 된다.

또 증산에 나섰던 일부 산유국들도 이라크의 보복을 우려,증산을 중단할 것이 뻔하다.

더욱이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전면전을 강행하거나 또는 미국의 군사작전이 실패할 경우 세계석유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 확실하다.

또 사우디 군부내 반미감정이 또 다른 돌발상황을 낳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사우디 장교들중에는 미국이 아랍국가인 사우디에 대규모군대를 파병하는데 불만을 갖고 있는 세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쿠데타를 시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세계유가는 날카로운 칼날위를 걸어가는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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