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13%가 먹통… 복구늦어/곳곳서 접촉사고 아수라장교통신호기의 고장이 잦아 사고와 교통체증을 가중시키고 있다. 교통신호기를 작동시키는 도로변의 교통신호제어기가 최근 불볕더위와 낙뢰로 자주 기능이 정지되는데다 복구도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교통신호가 꺼진 도로가 많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도로를 가득 메운 각종차량이 등대없는 뱃길을 가듯 큰불편을 겪거나 차선없이 뒤엉켜 체증을 빚고 교차로 사고가 늘어나는 실정이다.
현재 서울시내의 교통신호제어기는 모두 1천2백여개. 이중 8일의 낙뢰때문에 고장난것이 전체의 13%인 1백60개나 돼 9일까지 운전자들이 큰 지장을 받고 있다.
고장난 제어기는 서울시경 교통과 신호운영실의 통신망으로 운영되는 전자제어식이 8백50여개중 93개,독립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정주기식이 4백여개중 27개로 집계됐다.
제어기의 운영전반을 담당하는 시경교통과에 의하면 이같은 고장규모는 80년 전자교통신호운영실 개설이래 최악으로 도심부터 복구작업을 했으나 변두리지역은 손이 못미치는 실정.
9일하오까지도 제어기가 복구되지 않은 곳은 여의교북단4거리 등 서울시내 15개지역이나 됐다.
이날 상오8시45분께 제어기가 고장난 강남구 개포동 양재대로 3거리에서는 쌍룡로터리방면에서 수서인터체인지쪽으로 좌회전하던 서울4 로1751호 콩코드승용차가 수서인터체인지쪽에서 양재동방면으로 직진하던 2대의 승용차를 잇달아 들이받아 승객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출근중이던 콩코드승용차 운전사 홍성덕씨(27)는 『직진차량이 10분가량이나 이어져 할수없이 라이트를 켜고 경적을 울리며 좌회전하다 사고를 냈다』며 『교통경찰관을 배치,수신호로 차량을 소통시켜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상오8시께 여의도북단 4거리를 통해 출근한 안광한씨(34)는 『여의교교차로에선 의경의 수신호로 직진했으나 MBC앞 4거리는 신호등이 꺼진 상태여서 좌회전하는데 5분이상 걸렸다』고 불평했다.
제어기보수용역을 맡은 한국전기측은 이번 사고가 낙뢰로 인해 전원공급선과 전기통신공사의 케이블에 순간적으로 이상전류가 흐르면서 제어기내부의 회로기판이 녹거나 작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라며 1백볼트보다 2백20볼트가 흐르는 지역의 낙뢰피해가 더 컸다고 밝혔다.
교통개발연구원 심부성선임연구원은 『낙뢰 등 기상재해외에 계속되는 폭염으로 제어기가 오동작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면서 『특히 제어기에 내장된 전자부품과 회로연결부위는 온도에 민감해 한여름이나 한겨울에 이상이 생길 우려가 크다』고 대책을 요구했다.<이재열기자>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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