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잔액만 10억불… 인력철수도 문제/석유 11.8% 도입선… 2억불 수출시장/자칫하면 엄청난 손실 우려UN안보리의 이라크ㆍ쿠웨이트에 대한 경제제재결의동참 여부가 우리정부 및 업계의 새로운 현안으로 떠올랐다.
경제제재조치에 동참할 경우 정치ㆍ외교적인 명분은 설지모르나 과연 어떤 방법을 취해야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데다 자칫하면 여러가지 예상치 못한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특히 미국이 8일 방한중인 리처드ㆍ솔로몬국무부 동아ㆍ태담당차관보를 통해 강력한 대이라크 제재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해 옴에 따라 외무 상공 건설 동자부 등을 중심으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부처중 가장 어려운 입장에 처한 곳은 건설부. 이라크와 쿠웨이트에모두 합해 약1천명의 우리건설인력이 진출해 있는데다 시공잔액도 양국합해 약 10억달러에 이르고 있어 경제제재조치에 동참할 경우 건설인력을 무사히 철수시켜야할 뿐 아니라 시공잔액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라크에는 현대등 4개업체가 총 13건 22억8천만달러규모의 공사를 진행중인데 현재 시공잔액은 8억달러를 웃돌고 있으며 기능공등 국내건설인력 6백18명과 제3국 고용인 1천2백62명이 조업중이다.
쿠웨이트에도 현대건설이 수비야송전선공사,제1순환도로 인터체인지공사등 5개 공사 2억5천만달러어치를 시공중(시공잔액 1억7천9백만달러)이며 잔류중인 국내인력은 3백33명.
건설부측은 『우리가 미국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경제제재조치에 동참할 경우 해외건설부문은 즉각적인 공사중단뿐인데 이 경우 시공잔액 포기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건설인력의 안전철수라는 문제가 뒤따르게 된다』며 『지금도 입ㆍ출국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매우 우려운 과제가 될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상공부는 정부가 대이라크경제제재조치를 취할 경우 이 지역에 대한 교역이 전면중단돼 올해안 2억달러정도의 수출감소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상공부는 현대종합상사ㆍ㈜대우ㆍ삼성물산 등 4개 종합상사가 진출,이란ㆍ이라크종전이후의 특수시장개척에 나서 지난해 수출이 6천7백19만6천달러로 59.3%의 신장세를 보인데 이어 올들어 6월말 현재 수출실적이 8천2백48만1천달러로 이미 지난한해 실적을 넘어서는등 급증추세를 지속,유망수출시장으로 부상하는 이라크시장을 잃게 되지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상공부가 더욱 걱정하는 것은 중동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원유가급등ㆍ미달러화 강세ㆍ일본 엔화약세 등으로 국내기업의 수출경쟁력이 보다 약화될 것이라는 점. 이렇게 될 경우 올해 수출목표 6백60억달러 달성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무역수지적자규모도 당초예상치(20억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40억달러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라크에 수출하는 품목은 섬유류ㆍ타이어 등 고무제품ㆍ철강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이들 품목을 생산하는 기업들도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다.
○…동력자원부도 안보리결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나라로부터 원유수입을 중단할 경우 국내원유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오기 때문.
현재 우리나라는 원유총도입물량의 11.8%를 이라크와 쿠웨이트로부터 수입하고 있는데 도입선을 전환,부족분을 다 메우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무공은 대이라크 경제제재조치가 단행될 것에 대비,주바그다드무역관을 철수할 준비를 갖추면서도 최근 이라크와의 교역량이 증가추세에 있다는 점을 매우 아쉬워하는 분위기.
무공의 한 관계자는 『정부차원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무역관을 철수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그러나 최근 수년간 연평균 2백%이상 무역량이 늘어나고 있는 시장을 잃게 돼 아까운 생각이 든다』고 토로.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국내 중소기업들로부터 대이라크교역에 대해 문의가 부쩍 늘었었다』고 밝히고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후에는 이라크기업과 상담을 진행중인데 계속해야 하느냐 또는 상품을 선적시켜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으냐는 등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데 속시원히 답변을 못해줘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현재 무공본부와 마그다드무역관 사이에는 통신마저 제대로 연결이 안되는 상황인데 이라크주재 한국대사관의 지시에 따라 무역관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에 진출한 4개 종합상사들은 현재까지는 상황변화를 지켜보고 있으나 경제제재조치를 내린다면 주재원을 본국 또는 인근지사로 철수시킬 방침.
종합상사들은 이라크뿐만 아니라 중개무역지역할을 해온 쿠웨이트와의 교역도 당분간 중단될 것으로 보고 중동지역에 대한 수출지점을 아랍에미리트공화국이나 암만으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
상사들이 이라크 및 쿠웨이트에 수출하기 위해 선적대기중인 물량은 약 3천만달러로 이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경우 자금난이 하청업체에까지 확산될 것을 우려,이들 물량의 제3국으로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경제부>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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