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마스터플랜이 완성되면 지금의 명동성모병원은 불우한 사람들을 위한 자선병원과 산재병원으로 활용되며,궁극에는 전병동을 자선병원으로 전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것은 1982년 9월14일자 어느 신문에 실린 짤막한 기사내용이다.
당초 1984년에 완공될 예정이었던 여의도 성모병원은 1986년에 신축공사를 끝내고 그해 7월12일 개원식을 가졌다. 명동성모병원은 그보다 닷새전에 마지막 환자진료를 하고 여의도로 옮겨갔다.
그러나 「명동성모병원」은 그이후 「자선병원」도 「산재병원」도 되지 않았다. 1∼2층엔 증권회사등이 들어섰고,3∼8층은 천주교산하 각종 단체의 사무실로 쓰여지고 있다.
널리 이름난 곳은 아니지만,서울 하월곡동 소재 「성가병원」이라면 아는 사람은 안다. 천주교 수녀단체의 하나인 「성가소비녀회」가 운영해오던 이병원이 최근 「무료병원」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8층 건물에 80여 병상을 갖춘 이 병원은,그동안 하루 2백여명의 환자를 진료해 오면서 운영상태가 매우 양호한 편이었다고 한다. 그러던중 병원재단인 성가소비녀회 수녀들 사이에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병원으로 되돌아 가야한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급기야 금년초에 수녀회 총위원회가 「병원을 무의무탁자를 위한 구호병원으로 바꿀 것」을 결의한 것이다.
지난달 23일 순수한 「무료병원」으로 다시 개원한 성가병원은 하오 1시부터 8시까지 진료한다. 자원봉사 의사 20명의 개인일정에 맞추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한다.
수녀회측에서 예상하고 있는 무료병원의 한달 소요경비는 3천만∼4천만원. 한두번에 그칠 무료진료행사가 아닌,영구무료병원으로 유지해 나갈 일이 큰 부담이긴 하지만,이 병원 민다미안 원장수녀에겐 경비충당보다 더큰 걱정이 있다. 앞으로 소문이 나면 한꺼번에 수많은 무의무탁자가 몰려올텐데 제한된 시설로 이를 모두 받아들일 수 없을까봐 가슴이 아프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삼스럽게 생각나는 것이 「명동성모병원」이다. 제2,제3의 「무료병원」이 더 생겨나야 다미안수녀의 걱정이 덜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만한 규모의 무료병원을 일개 수녀회가 도맡아 꾸려나간다는 자체가 무리일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이 나서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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