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부터 모순안고 출범… 지아파 역공받아군정으로 얼룩졌던 파키스탄에 「피플파워」가 탄생시킨 회교국 최초의 여성지도자 베나지르ㆍ부토총리(37)가 출범 19개월만에 좌초되고 말았다.
지난 88년 12월 국민들의 민주화열망을 업고 총리가 된 부토여사가 실각하게 된 직접적 배경은 굴람ㆍ이샤크ㆍ칸대통령이 밝힌 것 처럼 행정부내 만연된 부정부패와 남편 자르다리를 비롯한 친족들의 독직사건혐의로 정권수립의 버팀목이 돼온 민심의 이반현상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권 출범부터 안고 있던 구조적 모순ㆍ뿌리깊은 군사문화의 잔재 등 내우외환 탓이다.
총선에서 최다득표,집권여당이 된 부토의 인민당(PPP)은 총 2백37석의 의회내에서 과반수가 안되는 1백16석을 차지,군부독재자였던 지아ㆍ울하크 전대통령의 이슬람민주연맹 (IDA) 등 야당에 비해 불과 3석을 앞선 아슬한 우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출범 3개월만에 야당의 불신임안 제출로 곤욕을 치르는 가하면 산적한 민주화일정ㆍ민생해결을 앞에 놓은 부토내각은 번번이 훼방을 받아 집권 19개월동안 이렇다할 성과를 쌓지 못했다.
더욱이 의원내각제에 대통령권한이 가미된 지아의 헌법을 수정하지 못한 부토에게는 강력한 통치권을 행사하지도 못한 채 오히려 지아파인 칸대통령의 역공을 받고만 셈이다. 여기다 최근 고조된 인도와의 긴장상태에서 이렇다할 정치적 결단을 보이지 않은 부토에 대한 군부의 반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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