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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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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놀라 게이라는 애칭의 B 29 중폭격기가 일본의 군사공업도시 히로시마(광도)에 리틀보이라는 별명을 지닌 최초의 원자폭탄을 투하한 시각은 지금으로부터 45년전인 1945년 8월6일 상오 8시15분이었다. 사흘뒤인 8월9일에는 일본해군의 병참기지 나가사키(장기)에 두번째 원자폭탄이 투하되었고 그로부터 엿새뒤에 일본의 무조건항복으로 인류사상 최악의 살육전으로 기록된 2차대전은 막을 내렸다. ◆일본 군국주의자의 두손을 들게 한 이 공포의 신형폭탄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고 정확한 수치조차 알 수 없으나 대략 사망 20만이상,피폭 40만이상의 인명피해를 냈다. 피폭자들은 죽음보다도 더 고통스럽고 처참한 원자병에 일생동안 시달리고 있는데 원폭피해자의 10%안팎이 강제징용과 징병으로 끌려간 한국인이었다. ◆2차대전의 승패를 걸고 미국이 극비리에 추진한 맨해턴계획에 따라 뉴멕시코주 로스알라모스의 비밀연구소에서 개발에 성공된 최초의 핵폭탄을 제조한 핵무기공장은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있는 클리튼 기계단지로 핵무기공장이 자리한 오크리지는 군비경쟁이 치열했던 냉전시대에는 세계안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1급 비밀지역으로 간주되었었다. ◆그러나 군축협상의 진전으로 핵무기공장이 폐쇄된 이후 오크리지는 저주받은 죽음의 땅으로 변했다. 40년이상 방사능으로 심하게 오염된 오크리지 주변의 방제를 위해 미국정부는 1983년 이후 10억달러를 투입했으나 앞으로 1백억달러 이상을 더 투입해야만 10∼20년후에 어느정도 방제효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핵무기개발연구,제조,실험 등으로 방사능에 심하게 피폭당한 지역은 오크리지외에도 미국내에만 11개주에 걸쳐 16개소나 되며 방제비용이 자그마치 1천억달러로 추정된다고 한다. 최초의 원폭을 맞은 히로시마는 일본 자동차공업의 중심지로 재기하였으나 바로 그 최초의 원폭을 제조한 핵공장위치는 불모지로 바뀐 상황서 묘한 인과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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