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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경제와 선택의 자유/곽수일 서울대 경영대교수(경제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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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경제와 선택의 자유/곽수일 서울대 경영대교수(경제진단)

입력
1990.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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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제한규정 폐지해야 한다최근 서울에서 만난 어느 동독교수가 독일통일에 따른 동독내의 변화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였다. 즉 이제까지 사회주의 경제체제하에서 게으르고 늑장부리던 동독의 근로자들이 국경개방과 더불어 서독 쪽으로 이동하더니 일하는 태도가 완전히 바뀌어서 이제는 서독 근로자들과 대등하게 경쟁을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동독근로자들의 일하는 태도가 돌변한 이유는 과거 사회주의체제하에서는 일하든 안하든 적당히 월급이 나오던 것에 반하여,자유시장경제체제로 옮겨감에 따라 열심히 일하는 것 만큼 소득이 달라지고,이런 이윤동기가 근로자의 작업태도를 하루아침에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과거 동독의 낮은 생산성은 그 원인이 궁극적으로 경제체제에 있었고,이러한 낮은 생산성으로 인하여 경제가 서독의 10분1의 크기로 뒤떨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최근 소련,폴란드,헝가리 등의 동구국가에서 경제개혁을 추구하는 이유도 과거사회주의경제체제의 약점을 보완하고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하여 자유시장체제의 요소들을 도입하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6공화국 초기에는 이러한 자유시장경제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으로 민간주도의 경제를 설계하겠다는 기치를 높이 내세우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운영을 보면 과연 우리경제가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체제인지 의구심이 들게된다

이를 위하여 자유시장경제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음미해 보자. 우선 자유시장경제란 전체주의적 사회주의와는 달리 국민 개개인의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은 사유재산의 증식이라는 이윤동기에 따라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경쟁하게된다. 또한 자유시장경제는 무엇보다도 그 속에 선택의 자유라는 전제를 포함하고 있다. 즉 우리 모두가 공공의 안녕을 유지하는 범위안에서 직업도 자유롭게 택하고,각자가 할 수 있는 사업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언뜻 생각하면 우리 모두에게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많은 분야에서 우리도 모르게 직업의 자유가 제한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예로 어느 분야에서 인력의 공급이 모자라서 기업간의 인력 스카우트가 심해지는 경우 우리 정부는 기업간의 스카우트를 방지하는 훈령을 하달하여 인력의 흐름을 막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그 산업을 위하여 취한 조치 같지만 단기적으로는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며,장기적으로는 자유시장체제를 부정하는 것이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대학교수들이 자기가 봉직할 직장을 찾는 데에도 제약이 있다. 즉 어느 교수가 학문적 이유로 A대학에서 B대학으로 옮기려해도 현행제도는 문교부 지시에 의하여 A대학 총장의 동의서가 있어야 대학을 옮길 수 있으니 이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막고 있는 것이다. 비단 이런한 것은 대학교수 뿐 아니라 항공사 파일럿의 스카우트도 절대금지 되어 있고,화학공업 분야에서 기술자 및 기능공의 스카우트도 금지되어 있어서 어느 직원이 현재의 직장이 싫어서 다른 동종업종의 직장으로 가려고 할 때 현행제도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또한 과거 증권업이 한창 번창할 때에는 증권사간의 스카우트도 금지되어 있었으므로 다른 증권회사로의 이적이 불가능하였다. 이때 요사이 같이 증권회사의 직원이 남아도는 경우 과거 어느 직원이 다른 증권회사로 옮기지 못함으로써 발생한 오늘의 불이익에 대한 보상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이와 같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개인의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자유시장경제체제로 인해서 생기는 발전의 원동력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주의국가에서는 모두에게 고용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필요없이 많은 인원을 어느 조직이나 공장에 배치하게 되고 배치된 사람은 싫든 좋든 그 직장에서 일해야만 한다.

따라서 어느 누구나 능력을 발휘하여 남보다 뛰어난 업적을 성취하려고 하기보다는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주어진 일을 하게 되는 것이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약점으로 드러나 왔다. 반면에 동독의 근로자와 같이 통독으로 인하여 각자에게 직업선택의 자유가 주어지고,능력과 업적에 따라 보수가 결정될 때에는 서독 근로자 못지 않게 열심히 일하게 되는 것이 자유경쟁체제의 강점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비록 과거 과열 스카우트에 의한 피해방지를 위해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되었지만 이제는 우리 경제의 발전단계를 보더라도,또 앞으로 자유시장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도 절대적으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여 경쟁속에서 경제적 자유를 찾도록 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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