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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켓을 지닌 도시생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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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켓을 지닌 도시생활(사설)

입력
1990.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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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라는 생활환경은 농촌과 달라 인공적인 구조물로 구성돼 있는 거대한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끊임없이 관리하고 손질해야만 생활환경으로서 제구실을 할 수 있다.따라서 그속에서 사는 시민들에게는 이 거대한 시설을 관리ㆍ유지할 수 있도록 일정한 규율을 세워야 한다. 휴지나 담배꽁초는 일정한 쓰레기통에 버려야만 환경이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다.

함부로 침을 뱉는 것도 도시의 시민들에게는 용서받을 수 없는 환경오염행위요,비위생적인 행동이 된다. 이런 것들을 우리는 법의 규제보다는 공중도덕으로 규제하는 것을 상식으로 알아왔다.

그러나 지금 전국의 유원지나 국립공원은 쓰레기로 덮이고,국민의 세금으로 관리하는 공공시설의 바닥은 시커먼 검딱지들로 범벅이 되고있다. 공원이건 계곡이건 행락객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요란한 술자리와 춤판이 벌어져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지금 우리 사회는 공중도덕 부재의 시대요,난장판이 돼가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저마다 「내몫」을 주장하는 판에,「내것」이 아닌 사회공유의 시설과 자연은 거리낌없이 파괴하고 더럽히는 한심스런 세태가 됐다.

현실이 이렇다면 법의 빌려서라도 질서를 바로잡고,사회공유의 시설과 환경을 관리,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런 뜻에서 1일부터 경찰이 벌이고 있는 경범죄 특별단속이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경찰의 단속이 그 많은 경범자들을 가려낼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경찰이 경범단속에만 총동원된다 해도 고작 「빙산의 일각」을 단속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일벌백계」의 효과요,그 정신이다. 담배꽁초나 휴지나 침이나 한사람을 다스림으로써 백사람을 경계할 수 있다면 경범죄단속의 목적은 달성될 것이다.

공중도덕이 뿌리내린 미국같은 사회에서도 함부로 침을 뱉거나,휴지를 버리면 범칙금을 물린다는 경고가 붙어있는 것을 공공장소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또 동남아의 싱가포르에서는 침안뱉기나 검단속을 이미 몇해전부터 정력적으로 전개해왔다.

특별단속이 공중도덕확립으로까지 이어지려면 지속적이고 공정하게 법이 집행돼야 할 것이다. 시국치안과 대도시의 강력범죄에 쫓기는 경찰이 과연 2∼3일간의 투망식 단속으로 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도 당연한 현실이다. 교통법규위반 단속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경범죄단속에 임할 것을 기대하고 싶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공중도덕은 법보다 교육에 의해서 확립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강조해 둬야할 것이다. 이점에 관해서 사회적인 의견일치를 이끌어내고,지속적인 시민운동으로 조직돼야 할 것이다.

그것은 외형적인 규제라기 보다 하나의 인간회복운동이요,양심회복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 한걸음 나아가 심각한 이 나라의 환경보전문제에 접근하는 길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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