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처음… 누계 15억불/“하반기엔 다소회복”축소균형 이룰듯경상수지가 큰폭의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것도 아니고 계속적인 적자 누적이 우려되는 것도 아닌,어정쩡하고 무기력한 안정 양상을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진국의 고급제품 중심시장에 중저가품으로 나름대로의 시장기반을 구축해 오던 수출이 국내에서의 임금인상과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저가품 공세탓에 세계시장에서의 자기 위상을 상실하면서 나타난 이 현상은 우리경제의 활력을 빼앗아가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시장에서의 한국상품의 위상회복은 신제품생산과 기술개발등에 의해서만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경상수지의 무력한 축소균형은 상당히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31일 한국은행이 잠정추계,발표한 「6월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월중 경상수지는 무역수지(국제수지기준) 7천8백60만달러 흑자,무역외수지 1억70만달러적자,이전거래 1천2백70만달러 적자 등으로 3천4백8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월중 경상수지는 올들어 6개월째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상반기중 적자액이 15억8천4백70만달러에 달했다. 월별 경상수지가 6개월 연속 적자를 보인 것은 지난 83년이후 7년만의 일이다.
6월중 무역수지가 통관기준으로 2억4천만달러의 흑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수지기준으로 볼때 전체 수입액에서 운임ㆍ보험료등을 제외하기때문에 흑자폭이 통상적으로 더 늘어나야 되는데도 오히려 7천8백60만 달러로 줄어든 것은 매우 특수한 요인에 의한것. 한가지는 대한 항공이 1억9천만달러어치의 항공기 2대를 수입하면서 통관은 7월초에 했으면서 소유권은 이미 6월말에 이전함으로써 통관기준으로는 잡히지않던 수입이 국제수지기준으로는 추가로 산입됐다.
또하나의 요인도 현대중공업등이 2억3천만달러어치의 선박 7척을 수출하면서 통관은 6월중에 했으나 소유권이전은 7월로 미뤄 통관기준수출에 잡힌 금액이 국세수지기준에서는 제외돼 버렸다.
이때문에 4억달러가량의 흑자요인이 6월분에 포함되지 못하고 7월중으로 넘어가 계산된다.
이러한 요인에 의해 6월중 경상수지적자를 면치못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은관계자는 『6월중 3천4백80만달러 정도의 적자라면 균형이라고 봐도 무방할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7월중 무역수지는 통관기준으로 지난달 28일 현재 6억1천만달러규모의 적자를 보이고 있어 월중 전체로는 국제수지기준으로 균형이상의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또 하반기중 수출은 다소 회복되는 반면 수입은 다소 둔화돼 올해 국제수지가 연간으로는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상반기 중에 까먹은 국제수지적자를 하반기중에 보충할 것이라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경상수지는 당분간 크게 기대할 것도,절망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
수출이 갈수록 더욱 악화되지는 않은채 가까스로 종전의 수준만큼은 버텨 경상수지가 완전히 적자기조로 정착될 정도는 아니고,그렇다고 또 몇가지 새 품목이 떠오르는 별처럼 나타나 수출회복을 본격화시킬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월별 경상수지는 흑자와 적자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전체적으로는 균형점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상수지의 이러한 축소균형이 지속되는 동안 한국경제는 활력을 되찾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경기를 그나마 지탱해온 내수(민간소비와 건설부문)도 깊이가 얕기때문에 이미 한계점에 다다른것으로 드러나는등 경제구조상 수출이 커다란 변화를 보여야만 경제전체적인 활력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점에서 80년대 후반이후 최근까지의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가전제품ㆍ자동차ㆍ반도체등을 중심으로한 80년대 초반의 시설ㆍ기술투자에 크게 힘입었다는 분석은 매우 의미가 크다.
이러한 투자에 의해 90년대초입의 수출을 이끌 새 주력상품이 등장하지 않는 한 경상수지는 기를 쓰고 노력해 봤자 가까스로 축소균형을 유지하는데 급급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의 월별경상수지추이는 한국경제가 택해야할 길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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