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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야+야/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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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야+야/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0.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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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합당은 과연 잘한 일인가」「야당통합은 왜 안되는가」이 두가지 문제가 정국의 흐름을 주도해온지는 오래이다. 합당과 통합은 그에 대한 시비자체가 곧 우리 정치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되어 버렸다. 내각제니 대통령제니하는 개헌논의도 따지고 보면 거기서 나오는 것이다.민자당이라는 거대여당을 탄생시킨 민정 민주 공화 등 3당합당과 평민 민주 재야의 야권통합은 정치단체의 난합집산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양자를 비교분석해보면 엄청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전자는 「여+야」이고 후자는 「야+야」라는 점이 크게 다르다. 정치적 성분에서 볼 때 전자는 이질적인 사람들의 결합이고 후자는 집권경험이 없다는 점등에서 동질성을 갖고 있다.

「여+야」가 13대국회의석 분포에서 3분의2가 넘는 거대한 여당을 만들어낸 반면 「야+야」는 성공해도 왜소한 지위를 면치 못한다. 14대 총선에서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지는 몰라도 적어도 13대국회에서는 야당이 통합되어 보았자 악을 쓸 수는 있어도 힘을 쓰기는 어렵다.

이런 저런 차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전자는 극비리에 감쪽같이 이뤄졌고 후자는 공개리에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몇사람의 지도자들끼리 몰래 중대결정을 하다보니 일반국민은 물론 당내인사들도 까맣게 모른채 소외당했다. 그래서 국민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야합이라는 비난을 아직까지 받고 있는 것이다. 만일 지금 진행되고 있는 야당통합 작업처럼 공개리에 했더라면 국민여론이 충분히 반영되었을 것이고 지금과 같은 후유증에 시달리지도 않을 것이다.

당사자들은 만일 공개리에 했더라면 성사가 안되었을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국민여론 때문에 불가능했다면 안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합당에 대해 날이 갈수록 당내에서 후회하는 사람들이 늘고 당외에서 비판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곧 비밀정치에 대한 거부현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비밀정치는 곧 국민적 동의를 사전에 얻는 과정을 없애는 것이다. 『다음총선때 국민의 심판을 받으면 될 것아니냐』고 얘기하지만 사후동의치고는 너무 먼훗날의 일이다. 합당후 잘되는 일이라도 있었다면 국민들은 사후동의에 인색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정치는 더 퇴보하고 경제는 더 어려워지기만 하니 합당의 인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반대로 야당통합이 국민의 공감을 사는 이유는 국민의 여론에 따라 공공연하게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야당통합이 몇몇 지도자의 극비협상으로 이뤄진다면 성사는 쉽게 될지몰라도 국민들은 의아스런 눈초리로 쳐다볼 것이다. 통합작업의 공개적인 진행은 곧 사전에 국민적 합의를 얻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국민의 성원과 지지를 받으면서 추진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야당통합에 지지를 보내는 것은 여야에 대한 국민의 균형감각 때문이라는 것도 아울러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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