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분단장벽붕괴 조심스런 기대”/김일성정권등 북한 제한적 변화조짐 감지/“독일식은 못돼도 뭔가 있을 것” 새 무드 고조【뉴욕=연합】 지난 해 베를린장벽이 허물어지고 있을 때 유럽을 응시하며 조국의 현실을 돌아볼 때 베를린장벽이 허물어지는 것과 같은 일이 한반도에선 결코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절망하던 한국인들이 최근 들어 한반도에서도 그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조심스런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28일 서울발로 보도했다.
타임스는 남북한 쌍방이 지난 3주일간 국경개방문제등을 놓고 격렬한 논쟁,으름장을 교환한 뒤 서울과 평양에서 총리회담을 갖기로 한 전후 사정을 보도하면서 총리회담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는 정황 증거가 있긴 하지만 서울엔 서울도심으로부터 1시간30분이면 갈 수 있는 저주스런 비무장지대가 점차 허물어질 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런 희망,새로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홍구외교담당 특별보좌관의 말을 인용,독일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과 같은 급격한 변화가 한반도에서도 일어나리라 보는 한국인은 한 사람도 없지만 누구나 북한에서 무언가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다면서 그 폐쇄적이고 고립돼 있는 김일성정권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변화가 일고 있다고 믿는 논리는 많다고 밝혔다.
북한내에 변화가 일고 있다고 믿는 논리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은 지난 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었던 한소 정상회담의 성사 과정과 그 이후 북한이 어쩔 수 없이 취해야만 했던 태도 변화,즉 소련측으로부터 한소 정상회담에 관해 한마디의 사전상의도 받지 못한 북한 지도층은 처음엔 매우 당황,남한을 격렬히 비난하는 등 분노를 터뜨렸으나 결국 남한과의 대화 채널을 트고 서방국가들과 교역하는 길 이외에는 살아갈 방도가 없음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은 소련 어쩌면 중국으로부터도 개방 압력을 받고 있는 김일성이 유연한 태도를 취하는 척하는 가장하에 난국을 면해보려 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타임스지는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의 남북교섭에서 남북한 쌍방이 모두 화해를 망가뜨렸다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 애써온 모습을 전하고 한국내의 남북교섭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들을 소개한 뒤 정부가 최근 들어 확실히 그들이 북한보다 월등히 우세한 입장에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임스지는 남한정부가 우세한 입장의 한 예로 다음달 소련을 방문할 또 하나의 사절단을 들었는데 한국대표단이 이처럼 소련을 계속 방문한다는 사실은 소련이 북한 김일성의 이념보다는 남한의 전자레인지,VTR가 훨씬 유용함을 강조하고 있는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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