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서 짓고 30년후 소유권 이전 조건/재정난으로 시설확충 엄두못내/땅값광란 역이용 타대 뒤따를듯【동경=문창재특파원】 일본의 명문사립대 와세다(조도전)대학 캠퍼스에 고급호텔이 들어선다.
사립대학이 재정난에 허덕이기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사정이지만,천정부지로 치솟는 대도시의 땅값덕분에 돈한푼 들이지 않고 대학시설을 확충하는 방법이 기상천외하다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완공후 30년 동안은 자금을 제공한 은행측이 호텔로 이용하지만 그후에는 소유권이 대학측에 넘겨오게 되는 것이다.
와세다대학 니시하라(서원춘부) 총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발표하면서 『땅값상승을 역이용한 사업으로,학교법인에 허용된 유일하고도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업계획에 의하면 동경 신주쿠(신숙) 구도즈카(호총) 캠퍼스 북측의 테니스장과 교우회관 및 오쿠마(대외) 회관 등 낡은 건물들을 부수고 1만2천㎡의 부지를 마련,스미토모(주우)신탁은행에 토지소유권을 넘겨준다. 은행측은 건설자금을 다른 은행으로부터 융자받아 건물을 지은 뒤 오사카(대판) 로얄호텔측에 임대할 예정인데,호텔으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융자금을 갚게 된다.
30년간의 신탁기간이 끝나면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은 대학측에 되돌아가 대학본부 및 교우회관으로 쓰일 예정이다.
건설비용은 2백40억∼2백60억엔으로 추상되며 내년봄에 착공,93년에 문을 열 계획이다.
호텔의 규모는 지상 12층 지하 2층에 주차장면적을 합치면 연 3만7천㎡의 맘모스.
부지 한가운데는 대학본부로 쓰일 9층 규모의 새로운 건물도 들어선다.
호텔은 17평 규모의 호화로운 객실 1백50실에 사우나 수영장 등 부대시설도 갖추게 되는데,숙박료는 동경의 일류호텔수준인 3만5천엔정도로 예정돼 있다.
호텔경영을 맡게될 로얄호텔은 오사카(대판) 교토(경도) 등 일본국내에 9개,해외에 2개 체인을 가진 유수한 호텔로 동경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와세다대학은 낡은 건물의 전면개축공사 계획을 오랫동안 추진해왔으나 축적된 자금이 없어 등록금을 인상하는 방법밖에 없었으나 신주쿠일대의 땅값이 치솟자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개축의 꿈을 실현하게 됐다.
대학측은 호텔을 유치하는 이유에 대해 ▲현재 건설중인 종합학술센터에서 국제회의가 열리면 숙박시설이 필요하고 ▲교우회관이용자 가운데 결혼식 피로연장이나 기타 연회시설을 희망하는 소리가 높아 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같은 시설확충계획은 사립대학 관계법령의 「기부행위」 조항에 해당되는 문부성의 인허가사항으로 문부성은 현재 사업계획의 타당성을 검토중이다.
문부성관계자는 『토지신탁이란 새로운 방식을 이용한 사업이므로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항이지만 교육연구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기본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와세다의 이같은 방식은 교지부족과 낡은 건물의 개축문제로 고민하는 다른 대학들에게도 좋은 선례가 되어 앞으로 이 방식이 크게 유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옛날부터 과밀도시였던 동경에서는 대학캠퍼스를 넓게 차지할 수가 없어 학교규모가 커지면서 땅값이 싼 교외지역에 제2 제3캠퍼스를 가진 대학이 많다. 또 도심지의 교지를 팔아 교외로 이사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동경대학은 혼고(본향)에 본캠퍼스,교외 고마바(구장)에 교양학부가 있으며 게이오(경응)대학은 미타(삼전)에 본캠퍼스,히요시(일길)에 분교가 있다. 와세다는 신주쿠 와세다에 본캠퍼스,도즈카,오쿠보(대구보),도야마(호산)에 캠퍼스가 흩어져 있으며 사이타마(기옥) 현 도코로자와(소택)에도 별개의 캠퍼스를 갖고 있다.
일본 매스컴들은 이번 와세다 방식을 계기로 다른 대학들도 이 방식을 이용해 교사개축을 서두르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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