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의 생활에서 마실 물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래서 우리들은 상수원의 보호에서 수돗물의 수질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관심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모두가 우리의 건강,우리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보건사회부는 내달부터 국내에서 제조ㆍ시판되고 있는 정수기와 대중요식업체에 설치된 정수기의 수질검사를 실시,검사결과를 일반에 공개함과 아울러 수질기준을 초과하는 불량품의 생산업체에 대하여는 시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고 한다.
수돗물속의 유해물질을 걸러낸다는 정수기의 보급과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이라는 이른바 생수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잇단 오염시비로 인한 수돗물에 대한 불안과 불신은 불가피하게 정수기와 생수에 대한 의존을 높여가게 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현실이 이렇다면 정수기가 됐건 생수가 됐건 공중보건차원의 관심과 감독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보사부는 정수기에 관해서만 일제검사를 할 것이 아니라,아직 시판이 공식허용되지 않았다는 생수의 국내판매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결론을 내려 품질을 철저한 관리하에 둘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생수의 경우 아직은 주한외국인과 수출용으로만 제한되어 있다고 하나 국내시판망이 형성된지는 오래고 무려 전체 생산량의 85%가 국내시판된다. 생산량 또한 해마다 40∼50%가 늘어 금년에는 15만톤 생산에 총매출액이 1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정수기도 가전 3사를 비롯하여 3백여 업체가 최저 2만원서 최고 수백만원대에 이르기까지 2백50여종을 제작판매하고 있으며 외국제 수입품까지 합쳐 매출액 5천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시판정수기에 대한 소비자고발과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거니와 소비자보호원의 정밀실험조사에 의하면 시판정수기의 대부분이 세균제거 능력은 비교적 우수한 편이나 합성세제등 유기물질 제거능력은 미흡하다는 것이다.
시판생수의 세균문제도 이미 대학연구소와 보건기관의 실험때마다 지적되어 왔고 최고로 허용기준치의 80배까지 검출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수돗물 불신을 조장하게 될까 두려워 생수의 국내시판문제에 엉거주춤한 채 음성적인 유통을 사실상 묵인한 시책은 14개 허가업체외에 2백여 무허업체만 난립케하여 비위생적인 처리로 엉터리 생수를 공급하는 결과를 빚었다.
그런가하면 정수기문제도 보사부와 공진청이 서로 관할을 떠미루다 성능ㆍ품질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하여 불량품을 멋대로 제작ㆍ시판해도 속수무책인 상태였다. 뒤늦게나마 보사부가 정수기의 품질검사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느낌이다.
보사부의 정수기수질검사가 면책을 위한 형식에 그치지 않고 엄격한 품질기준 설정의 계기를 마련하고 국내 제작품뿐 아니라 외제 수입품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옥석을 가려내 물에 대한 불안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미 만만치 않게 시판되고 있는 생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물소동이 수돗물의 불신에서 왔다는 것을 잊지말고 수돗물의 신뢰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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