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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민족대회 남북 판문점 절충 이틀째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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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민족대회 남북 판문점 절충 이틀째 표정

입력
1990.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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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접촉 5시간… 끝내 「벽」 못넘어/북 태도 변화로 한때 희색… 「절차」 또 막혀/남 “1차때 합의준수” 북 “전민련측이 안내” 맞서/북,대남비난 “우려할 결과 나올 것” 대화 영향시사/재야대표 40명 아침 재 판문점행… “북 철수”에 침통▷판문점 전화접촉◁

○…범민족대회 2차 예비회담에 참석키 위해 서울에 오려던 북한대표단은 전날에 이어 27일에도 계속된 판문점에서의 전화접촉에도 불구,그들의 「작위적 주장」을 관철시키지 못하자 끝내 북한으로 되돌아갔다.

북한은 이날 상오 9시13분이후 우리측에 직통전화를 7차례 걸어북측대표단 판문점 통과를 위한 연락관 접촉을 제의하고 대폭 양보의 뜻을 표명하는등 기존입장을 바꾼듯한 태도를 보였으나 2시간여만에 태도를 돌변,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범민족대회 불참을 명확히 선언.

북한측이 처음 양보 의중을 시사하자 우리측은 북한이 서울 방문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 아닌가 보고 진의를 분석하는등 한때 흥분했으나 곧이어 우리측에 책임을 전가하고 불참을 선언하자 『그럴줄 알았다』며 오히려 분노.

○…북한은 상오 9시13분 우리측에 처음 전화를 걸어 연락관 접촉을 갖자고 제의했으나 우리측은 『홍성철통일원장관의 26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우리측 입장을 충분히 밝혔다』면서 『북한이 26일 상오 7시30분 연락관 접촉에서 우리측과 합의한 내용을 준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면 판문점 통과시간 협의등을 위한 접촉에 응하겠다』며 북한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채 거부.

북한측은 이어 상오 9시30분께 다시 전화를 걸어왔으나 양측의 변함없는 입장차이로 접촉은 불발.

○통과시간까지 알려와

○상호 11시24분께 북한은 또다시 전화를 걸어와 다소 진전된 듯한 입장을 표시. 북한은 전화에서 『남한측 보도를 통해 전민련대표와 정부당국 사이의 합의에 따라 숙소ㆍ회담장 편의제공 등이 결정된 사실을 알게되었다』면서 『이제 남은 것은 우리측 대표단 안내문제』라고 밝혀 우리측의 입장에 접근하는 듯한 태도. 북한은 이어 『대표단 안내문제는 판문점­서울,서울­판문점사이는 당국이 안내하고 숙소와 회담장등에서의 안내는 전민련측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낮 12시 판문점을 통과하면 좋을 것』이라고 통과시간까지 명시

○우리측도 놀라 긴장

○…북한으로부터 양보 표명과 함께 접촉을 제안하는 전화가 걸려오자 우리측은 갑자기 달라진 북한의 태도에 의아해하면서도 서울방문이 성사될지도 모른다는 기대아래 분석과 준비를 병행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 정부는 그러나 26일 합의사항을 번복하고 우리측에 책임을 전가한 북한의 태도로 미루어 실질적인 태도변화보다는 명분을 찾기위한 선전차원의 제스처일수도 있다고 보고 북한이 일단 26일 아침 합의사항을 받아들인다는 명확한 의사표시를 보여야 접촉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우고 낮 12시 18분 이같은 입장을 북한측에 통보.

이와함께 정부는 통일원에 마련된 상황실을 중심으로 대책회의를 잇달아 열고 북한의 진의를 분석했으나 판문점통과 가능성을 50대50이라고 보고 좀더 태도를 지켜보기로 결정.

○…그러나 북한측은 하오 1시50분께 다시 전화를 걸어와 『남한측이 우리의 합리적인 타협안조차 끝내 받아들이는 것도 거부하고 우리 대표단의 참가를 끝까지 가로막은데 대해 실망과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우리측을 비난한뒤 『남측은 이에대해 응당한 책임을 지게될 것』이라며 책임을 전가. 북한측은 또 『남측의 불성실한 태도는 우려할 만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이번 예비회담 무산이 다른 남북대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암시.

북한측은 이 전화통지 직후 전금철이 북한측지역 판문각 앞에서 우리측을 비난하고 예비회담 참석무산의 책임을 우리측에 전가하는 내용의 성명을 읽고 돌아갔다고 통일원측이 전언.

○8개항 합의내용 공개

○…이에앞서 북한측은 지난 26일 하오 10시 방송매체를 통해 성명을 내고 이날 아침의 연락관 접촉에서 합의된 사항은 우리측의 속임수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주장하면서 27일 상오9시 대표단이 판문점에 다시 나가 전민련의 안내를 기다리겠다고 발표.

이에대해 정부는 26일의 연락관 접촉 상황을 상세히 공개하고 북한측의 허위주장을 조목조목 지적. 북한측 연락관은 26일 접촉에서 우리측이 숙소와 회의장을 인터콘티넨탈호텔로 마련했다고 알려주자 숙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않고 『회의장은 전민련측과 합의한 것이냐』고만 물었다는 것. 이에대해 우리측 연락관은 『당국이 신변안전과 편의제공 보장차원에서 숙소와 회의장을 인터콘티넨탈호텔에 마련했다는 사실을 전민련측에 통고했다』고 답변했으며 북측 연락관은 『그러면 호텔 몇층에 회의장이 있느냐』고 질문,이에 우리측이 『호텔 2층에 있다』고 답변하자 북한측은 『알겠다』고 동의를 표시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

정부는 또한 이날 아침의 합의사항 내용도 자세히 공개. 합의사항은 모두 8개 항목으로 되어있는데 구체적으로는 ▲판문점 통과장소는 중감위회의실로 하며 ▲판문점통과시간은 12시께로 하고 ▲영접과 안내는 통일원 구본태국장과 임시추진본부 영접위원 3명이 중감위회의실에서 안내하고 구국장이 전금철단장 차에 동승해 안내한다는 내용등. 또한 ▲신변안전보장및 편의제공부분은 정부 대표인 구국장과 협의,해결하며 신변안전을 위해 북측대표단 차량에 안내원이 동승한다는 것.

이밖에 ▲체류일정은 서울 도착후 전민련측과 협의,결정하며 ▲통신은 대표단및 기자단숙소에 직통전화 6회선을 가설하고 숙소에 의무실을 마련하며 ▲체류기간중 1일1회 행낭을 운반하고 ▲판문점 연락사무소 근무시간을 하오5시까지 1시간 연장키로 합의했다는 설명.

○경비경찰과 몸싸움도

▷임진각◁

○…27일 상오 7시30분께 승용차와 봉고차등 2대에 나눠타고 다시 임진각에 온 전민련환영단 40여명은 어제의 피로가 풀리지 않은데다 북한측과의 회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서 인지 풀죽은 모습.

이날 영접위원으로는 강희남전민련고문외에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해외대표들과 회담하고 있는 2명대신 지선스님과 이창복 전민련상임의장이 나왔다.

상오 10시30분께 전민련 김희택대변인이 『정부측이 끝까지 성의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정부가 통일의지가 없음을 온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하겠다』며 자유의 다리로 들어갈 뜻을 보이자 10분뒤 정복전경 20여명이 다리입구를 경비.

상오 11시 30분께는 환영단등 40여명이 망배단 계단에 모여 김대변인의 경과 보고를 듣고 약 20m떨어진 자유의 다리 입구까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행진하다 저지하는 경찰과 몸싸움.

○…새벽부터 통일원측과 계속 연락을 취해온 김대변인은 상오 11시25분께 임진각 지하 사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이틀간 밤을 새우며 기다린 보람이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사태가 급진전되고 있음을 시사.

김대변인이 당국과 몇 차례 통화한뒤 하오 1시30분께 임진각부근 그늘에 흩어져 쉬고 있던 환영단 40여명에게 정부당국과의 접촉과정을 설명하면서 북한측대표 영접이 순조롭게 이루어 질지 모른다고 말하자 모두 환호성.

그러나 일부에서는 26일 하루내내 사태가 여러번 발전했다가 결렬되고만 점을 들어 신중히 대처할 것을 요구.

○…환영단은 북한측이 한국당국이 요구한 8개항을 받아들여 회담성사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식에 한때 들떴으나 하오 3시께 김대변인이 『북한측이 모두 철수했다는 전갈을 받았다』고 전하자 환영단은 침통한 분위기.

김대변인은 이에앞서 이날 상오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오늘 회담이 결렬될 경우 제3차 회담을 8월10일전에 평양에서 열 계획을 해외동포대표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범민족대회전까지 북한측과의 회담강행을 시사.

○전대협 즉석토론회

○…하오 3시45분께 회담결렬소식과 함께 전민련주최측이 모두 떠나자 전대협 소속대학생 20여명은 20여분간 임진각계단에서 연좌농성한 뒤 즉석 토론회를 열었으나 모두 허탈한 표정.

토론회를 마친 학생들은,망배단으로 몰려가 북쪽을 향해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 「조국통일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고 4시30분께 시내버스를 타고 철수.

○…하오 4시30분께 남아있던 대학생들마저 모두 철수하자 임진각2층 커피숍에 임시지휘본부를 차려놓고 경비하던 경찰관계자들은 큰 불상사 없이 끝난 것이 홀가분한 표정.

임진각매점과 식당경영자들도 이틀동안 환영단과 보도진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 모두 철수한 뒤에도 얼떨떨한 표정.<정광철ㆍ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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