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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의 앞날/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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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의 앞날/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0.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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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과 야당이 정면으로 강경대치하고 있는 현재의 정국을 바라보면서 불과 한달 밖에 남지않은 정기국회가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아직 한달이나 더 남았는데 벌써부터 그런 걱정을 하느냐고 말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나 그런 걱정을 미리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번 정기국회가 그만큼 중요한 기로가 되기 때문이다.

야당이 주장하는 국회해산이나 총선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으냐의 여부가 이번 정기국회 운영양상에 따라 나타날 것이고 내년에 지자제를 실시할 수 있느냐의 여부 또한 이번 정기국회를 보면 드러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기국회에 야당이 들어가 정상적인 운영이 된다면 「해산­총선」얘기는 자동적으로 들어가게 되고 지자제도 내년 실시전망이 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전망은 물론 여야간의 타협으로 국회가 제대로 굴러갈 경우에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야당이 끝내 국회를 보이콧함으로써 여당만의 단독국회가 되거나 의사당만 있고 국회는 없는 꼴이 될때 파국이 불가피해질 것이고 이에 따라 국회무용론이 대두되면 「해산­총선」 얘기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현실적으로도 어렵고 법리상으로도 안된다지만 국회가 계속 파국을 자초한다면 분위기는 달라지는 것이다.

야당의원들이 보따리를 싸서 의원회관을 떠나고 세비를 받지 않겠다는 결의까지 보이고 있는 걸 보면 야당의 정기국회 등원가능성은 사실 낙관할 수 없다. 그러나 팽창예산이나 지자제 보안법 관계등 중요 이슈들이 민자당만의 단독국회에서 마음대로 처리되는 것을 밖에서 구경만 할 수 없다며 「들어가서 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이에 따라 야당의 등원이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정기국회의 모습은 지난 임시국회와 별로 다를 것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통합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평민당 등에서 실력저지로 나설 경우 민자당은 다시 날치기처리를 시도할지도 모른다. 여당 단독국회야 모양은 우스워도 조용하기라도 하겠지만 야당이 참여한 국회는 감정싸움으로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역시 국민의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이런 국회라면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는 여론이 나오면서 해산­총선론이 힘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과연 야당이 정기국회를 끝까지 외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들어가서 싸우지 않고 밖에서 뭘하느냐」고 빗발처럼 쏟아질게 뻔한 여론의 화살을 견뎌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래저래 야당으로서는 들어가기도 어렵고 밖에서 버티기도 어려운 운명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가 13대 국회의 운명을 가름할 기로가 될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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