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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분만에 서명…관심 범민족대회에쏠려/고위급회담 실무접촉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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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분만에 서명…관심 범민족대회에쏠려/고위급회담 실무접촉 이모저모

입력
1990.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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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북측대표단 도착지연에 다소 긴장/「자유왕래」싸고 설전… “분위기 살리자”마무리/북 기자,임진각 환영객등 남측 분위기 관심○…남북고위급 회담에 대한 최종실무작업이 완료된 26일의 판문점 제8차 예비회담은 그 성과의 비중이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순탄했기 때문인지 관심은 오히려 범민족대회 예비회담쪽으로 쏠리는 분위기.

이를 반영하듯 이날 상오 10시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회담은 범민족대회 예비회담의 북측대표단의 도착이 지연되자 다소 긴장속에 진행.

남북대표들은 그러나 이날 회동이 마지막 접촉이고 이미 실무대표접촉을 통해 합의서작성 작업이 완료돼 홀가분한 표정들.

우호적인 회담분위기를 반영하듯 양측은 회담시작 27분만인 상오 10시27분 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88년 예비회담이 개시된 이래 1년6개월만에 고위급회담 절차문제를 최종 마무리.

양측은 2통씩의 합의서 초안을 작성,각각 자기측 합의서 초안을 1회씩 번갈아 낭독한뒤 우리측 송한호 수석대표와 북측 백남준 단장이 합의서에 서명하는 형식으로 진행.

우리측 신성오대표가 합의서 초안을 읽어가던중 초안 제4항 「회담의제」부분에 이르자 북측 군대표인 김영철대표가 갑자기 『그 부분을 다시한번 읽어달라』고 이의를 제기해 일순 긴장.

이에 신대표가 「남북간 정치ㆍ군사적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협력문제」라고 된 회담의제조항을 반복낭독하자 북측 김대표는 『어렵게 합의된 의제이기 때문에 다시한번 읽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가벼운 미소를 자아내기도.

○…우리측 송수석대표와 북측 백단장은 서로 폐막사를 읽은뒤 자유왕래와 전면개방문제로 한동안 가벼운 신경전.

송대표는 백단장이 폐막사에서 자유왕래를 막는 남측의 법적ㆍ제도적 장애 운운한데 대해 『자유왕래와 개방문제라면 70년대부터 우리가 여러번 촉구해 왔지만 여러분들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한뒤 『좋은 분위기속에서 오늘 회담이 폐막돼야지 상대측이 듣기 거북한 발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침.

백단장은 이에 대해 『남북대화의 원칙적인 문제들을 앞으로 대화의 앞날을 생각해서 시작한 것뿐』이라며 『심사숙고해서 새기도록 하자』고 주장.

송대표는 『감격스러운 본회담을 합의한 마당에 오늘 예비회담을 기쁜 마음으로 끝내도록 하자』고 했으며 백단장은 『고위급회담 본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려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자』고 해 결국 덕담으로 설전을 마무리.

양측 대표들은 47분만인 10시47분께 회담을 끝낸뒤 서로 일일이 악수를 하며 『그동안 고생많았습니다』라고 인사.

송대표와 백단장은 회의장을 나와 서로 손을 잡고 웃음띤 얼굴로 이야기하며 나란히 통일각을 걸어나오면서 여러차례 사진 및 TV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해주기도.

○…회담이 끝난뒤 우리측 송수석대표는 평화의 집으로 돌아와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남과 북이 함께 서명한 합의서는 우리에게 통일과 번영을 약속해주는 증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날 합의서 교환에 의미를 부여.

송수석대표는 『거듭되는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우리대표단은 이해와 양보의 정신으로 오늘의 결실을 이끌어 냈다』고 지난 1년반동안의 예비회담 과정을 상기하면서 『이 역사적 순간을 온 국민과 함께 기뻐하고 길이 기억하고자 한다』고 나름의 소감을 피력.

○…이에 앞서 북측의 백단장은 합의서에 서명이 끝난뒤 범민족대회에 언급,『중요한 것은 회담의 전부를 흐리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8ㆍ15범민족대회를 부당하게 간섭ㆍ방해하거나 참가할 수 있는 사람을 참가하지 못하게 하면 남북대화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해 일순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

그러나 우리측 송수석대표는 『남북총리가 40년만에 상호 방문하는 자체가 통일에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많은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백단장의 우려는 기우일 것』이라고 총리회담 성사의 당위성을 강조.

○…이날 통일각에 나온 북한 기자들은 고위급회담과 범민족대회의 연관성문제를 놓고 나름의 의견들을 피력.

북한의 한 영자신문기자는 『남북통일문제는 전민족 각계각층이 참여해 밀고 나가야 한다』면서 『총리들끼리만 만나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북측이 고위급회담에 임하는 기본자세를 일부 반영.

그러나 또다른 기자는 『결국 범민족대회를 통해 제기된 문제등 포괄적인 문제가 고위급회담에서 논의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다소 엇갈린 견해를 밝히기도.

북한측 기자들은 회담장에 나오기전 남한방송을 청취한 듯 『범민족대회 우리측대표단을 환영하기 위해 임진각에 많은 사람이 나온게 사실이냐』『구속된 임수경양의 어머니도 나왔다는데 보았는가』라고 우리측 분위기에 관심을 보이기도.〈판문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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