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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통합 「이기택 행보」 추측무성/“적극추진” 속사정 3가지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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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통합 「이기택 행보」 추측무성/“적극추진” 속사정 3가지설은

입력
1990.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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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 8색 감안 리더십 장악에 활용 당내용/「김총재­이대표」 당권ㆍ차기대권 포석 밀약설/통합여세로 DJㆍYS 동시퇴진 유도 세대교체야권 통합논의가 본궤도에 진입한 것과 때맞춰 이기택 민주당총재의 일거수 일투족에 엄청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대중­이기택­김관석으로 상징되는 야권 3자중 통합으로 가는 최대 변수는 이총재에 있을뿐 아니라 이총재가 예상을 뛰어넘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총재는 민주당 창당이전과 그 이후에도 통합논의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으나 의원직 사퇴서제출과 18일의 김대중ㆍ이기택회담,20일의 3자회담및 21일의 보라매공원대회를 거치면서 야권통합을 누구보다 주장하는 「폭탄성 발언」으로 통합의 깃발을 앞장서 흔들어대고 있다.

이총재의 『경상도에서 배반자로 낙인 찍히더라도…』라든지 『민주당을 떠나는 한이 있어도…』 등의 표현은 비록 그것이 통합을 위한 자신의 「결의」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지만 개인적 약점으로까지 지적되는 평소의 「신중함」에 비춰 볼때 복합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보지않을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더구나 지난 21일 보라매대회에서 「9월초까지 무조건 통합선언」이란 사실상 통합논의의 종결을 뜻하는 표현까지를 연설문에 넣었다가 오히려 당내 통합논의의 선두주자들인 속칭 서명파 의원들의 만류를 받아들여 일단 「9월초까지 통합을 달성하고」로 즉석에서 정정해 연설한 점등을 볼때 이총재는 이번 기회를 자신의 말처럼 정말로 「정치생명을 걸어야 할 시기」로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

또 이총재가 한때 자신이 속한 당의 총재이자 지역기반이 같은 김영삼 민주당대표의 정계 은퇴까지를 요구한 것도 구구한 해석을 낳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총재는 24일 일부 보도에서 자신의 통합의지가 주춤거리는 것 처럼 투영되자 기자간담회를 자청,「심한유감」의 뜻을 밝히면서 자신의 의지가 전혀 후퇴한 바가 없다고 거듭 강조한 데 이어 노무현의원으로 하여금 평민당에 이같은 뜻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했다.

○…이같은 이총재의 행보에 대해 정가의 추측은 각양각색이나 대체로 세가지로 대별된다.

당내용,김 평민총재와의 밀약설,큰 구도를 염두에 둔 세대교체론등이 그것.

당내용은 한마디로 민주당총재로서의 지도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시각. 총재 경선이후 주류ㆍ비주류의 분파작용에다가 8인 8색의 당내 사정을 강력히 추스려 나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철 김정길 노무현의원 등 소장파 3인이 이총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굳이 사퇴서 제출을 감행했을때 이총재는 당내의 리더십 장악을 위한 계기가 필요했을 것이며 통합의 분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었다는 판단이 서자 이를 적극활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김 평민총재와의 밀약설은 양쪽 모두의 극구 부인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이란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형편. 즉 김대중총재,이기택대표최고위원으로 통합이후의 당체제를 갖추거나 대권주자와 관련해서 이총재가 김대중총재의 차후를 보장받기로 했다는 밀약이 성립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구상은 현재의 민자당 구도와 대비시켜 볼때 김 평민총재를 노태우대통령의 위치에 올려놓고 이 민주총재를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과 대립시킴으로써 야권의 위상을 제고시킨다는 것이다.

이 구상은 김 평민총재 쪽에서 볼때 통합의 명분을 축적할 수 있을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김대표와 대립할때 우려되는 지역감정문제도 이총재가 나설 경우 저절로 해소될 수 있는 실익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총재쪽에서 볼때도 「단일 야당의 총재와 차기 대권주자보장」이란 카드는 정치생명을 걸어보기에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비슷한 맥락에서 두 사람간에 러닝메이트설도 나오고 있다.

한편 극히 조심스럽게 일고있는 분석중의 하나가 세대교체론. 이는 밀약설과 맞물려 있으면서도 「밀약이후」를 다르게 상정하고 있다.

즉,이총재가 야권 통합의 명분을 업고 그 여세를 몰아 통합후 김대중­김영삼 두 김씨의 동시 퇴진을 유도할 것이라는 것이다. 통합을 이룩하되 통합이후의 지도자는 세대가 교체돼 이총재등이 나서도록 하겠다는 것.

○…이총재의 야권통합으로 가는 발빠른 행보에 따른 갖가지 추측이 나도는 가운데 민주당내의 분위기는 이총재의 옷깃을 한껏 잡아 당기고 있는 형편.

우선 총재단중 4인의 부총재가 「이총재의 적극성」에 대해 소극적인편. 김현규부총재는 공개적으로 『제어장치가 고장난 차』라고 신중론을 개진했으며 매사에 참모역을 해왔던 홍사덕부총재도 「사퇴ㆍ통합정국」이후 일체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또한 박찬종ㆍ조순형부총재 역시 언급을 자제하고 있으며 김광일의원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서슴지 않고 있는 상황.

반면 김정길ㆍ이철ㆍ노무현ㆍ장석화의원 등은 이총재의 속도에 공감,함께 보조를 맞추고 있으며 오는 26일의 원내외지구당위원장 대토론회에서 「설득」을 자신하고 있다.

이총재도 이같은 분위기를 전혀 무시할 수 없다는 듯 『9월 임시국회전의 통합을 확신하지만 당내 설득작업도 충분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70%는 데려가야 할텐데…』라는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이총재의 이같은 입장이 어느정도 민주당 입장으로 굳어 질지는 26일에 있을 민주당 지구당위원장회의를 거쳐봐야 할 것 같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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