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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 도 정권 붕괴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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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 도 정권 붕괴 “초읽기”

입력
1990.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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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관저에 감금… 상원의장도 사임 요구/반군측 보복 다짐으로 피의 살육전 계속될 듯반군세력에 금방 넘어갈 것 같으면서도 어렵게 잔명을 유지해오던 라이베리아의 새뮤얼ㆍ도정권이 마침내 붕괴의 순간을 맞고 있다. 수도 몬로비아가 사실상 함락된채 해안의 대통령관저에서 무모한 항전을 몇주째 계속하던 도는 무사탈출을 꾀하는 친위병력에 인질로 감금된채 정신상태마저 온전치 않은 것으로 전해져 정권붕괴는 이제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도는 2천명의 해병대에 출동대기명령을 내린채 자신의 출국만을 종용하고 있는 미국측에 분노,미 대사관무관에 대해 추방령을 내려 마지막 희망이던 후원자 미국과의 연줄을 스스로 끊고 말았다.

또 반군과의 정전협상을 위해 시에라리온에 파견돼 있던 상원의장등 고위대표단이 오히려 도의 즉각사임 및 출국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연명책을 강구하던 도에 쐐기를 박았다.

이제 도에게 남은 길은 목숨을 건져 탈출하느냐 아니면 반군에 투항하느냐의 두가지밖에 없을 것 같다. 물론 끝까지 항전하다가 최후를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라이베리아는 미국에서 노예해방이 되기도 전인 1847년 미국흑인 노예들이 세운 국가로 미국이 줄곧 강력한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미국의 강력한 군사ㆍ재정적 뒷받침으로 유럽열강의 제국주의 침투에도 무사할 수 있었으나 내부적으로는 인구 2백20만의 5%인 미노예출신이 인구절대다수(95%)를 차지하는 토착원주민을 지배하는 기형적통치 형태를 세습적으로 유지해왔다.

이러한 모순을 깬것이 지난 80년도의 쿠데타이다. 당시 일개 육군상사에 지나지 않던 도는 토착민의 분노와 지지를 배경으로 쿠데타에 성공할 수 있었으나 집권후 자신의 출신족인 크랜족 우대정책과 반정부성향에 대한 철저한 탄압으로 오늘의 결과를 자초했다.

쿠데타로 고급두뇌층인 노예후예들이 대거 탈주한 가운데 도는 정치적 식견이나 부족간의 친화력보다는 자신의 친족을 중심으로 통치기반을 다지며 정권 연장을 꾀해 왔다.

쿠데타성공후 기자회견시 조니워커를 차고 나왔던 도에게는 여러가지 일화가 전해진다. 상사출신이라는 자격지심때문인지 대통령앞에 반드시 최고사령관명칭을 붙이도록 했고 81년 한국방문시 모대학에서 받은 명예박사학위를 자랑스러이 여겨 꼭 「도박사」로 불리기를 좋아했다.

당시 한국방문에서 돌아오자마자 통행금지를 해제시킨 사실은 그의 정책이 얼마나 즉흥적이고 주먹구구식인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세계각국에 회자됐다.

한편 반군인 애국전선(NPF)을 이끌고 있는 찰스ㆍ테일러는 조달청장으로 있던 80년초 90만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지명수배되자 미국으로 탈출한 인물로,리비아의 카다피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측이 주장하는 이같은 「혐의」를 1백% 받아들이기는 어렵다해도 이런 테일러가 이끌 라이베리아가 진정한 민주주의의 길로 들어설 것이냐는데는 의문이 따르는게 사실이다.

테일러는 이미 『자유총선은 5년후에나 있을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을 뿐 아니라 도의 탄압대상이 돼온 기오족과 마오족을 대신해 「보복」을 다짐,새로운 피의 살육전이 예고되고 있어 끝없는 내전의 악순환 우려도 심각하다.<윤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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