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NP 미의 57%∼14% 큰 차/비시장경제 통계 어려워【워싱턴=이재승특파원】 미국은 소련의 고르바초프를 도와야하는가에 대해 뚜렷한 컨센서스가 이루어져 있지않다. 소련 경제의 실상에 대해서도 기관마다 서로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최근에 벌어진 대니얼ㆍ모히니핸 상원군사위위원장과 조지ㆍ콜트 CIA소련분석국장과의 논전이다.
모히니핸 위원장은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지난 40년동안 우리는 소련경제를 과대평가해 왔으며 이 때문에 소련의 위협에 대한 추정역시 계속 방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콜트국장을 군사위에 출석시킨 가운데 『소련의 경제상황으로 보아 방위부담능력이 계속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더라면 미국이 80년대에 그 정도로 무기부문에 지출을 했었겠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콜트국장은 『신뢰할만한 통계자료를 입수할 수 없어 소련경제를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CIA의 평가보고서는 미국이 전적으로 옳았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소련경제력을 과대평가해 미국이 필요이상의 방위비를 지출했다는 비난을 논박했다.
이와 관련,마이클ㆍ보스킨 백악관 경제자문협의회위원장이 지난 16일 상하원외교위에서 증언한 「미소경제비교의 문제점」을 간추려 본다.
미국과 같은 시장경제와 소련과 같은 비시장경제의 경제규모(국민총생산액 GNP)를 비교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첫째 소련의 GNP추계가 기관마다 다르다.
예를들면 88년 미CIA는 소련의 GNP를 2천5백35억달러로 추계했고 「유로퍼 월드연감」은 1천2백12억달러,국제금융권은 1천4백35억달러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경제와의 비교치가 달라지게 된다.
최근 미산업연구소(AEI)가 주최한 미ㆍ소통계학자회의에서 소련과학원의 유리디카노프연구원은 85년 소련의 GNP는 미국의 33.6%였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CIA추계는 51%였다. 또다른 소련과학원연구원인 빅토ㆍ벨킨은 87년 소련GNP는 미국의 14%였다고 보고했다.
반면 미국통계학자 로버트ㆍ서머스와 앨런ㆍ헤스턴은 85년 소련GNP는 미국의 57%였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소련에 대한 모든 연구에서 공통적인 기본문제는 소련경제의 성격,특히 중앙계획경제에서 행정가격 사용에 따른 측정의 문제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소련에서는 가격이 재화ㆍ노동 또는 자본의 상대적 희소성을 반영,변동되는 일이 없다. 가격불변이다.
따라서 비능률이 생긴다. 매일같이 긴줄을 서야한다. 또한 산출물의 막대한 낭비가 뒤따른다. 가장 생산적인 활동의 하나가 무언가를 사기위해 줄을 서는 것인 사회를 생각해보라. 국내소비용으로 생산됐고 또한 구입할 수 있는 재화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원하는 재화가 아니라 중앙계획자들이 소비자들이 매입해 주기를 원하는 재화들이다. 따라서 재화의 총량을 산출하고 이것을 공시가격으로 환산한다고 해서 이것이 소련시민들이 이 재화에 부여하는 실제의 값어치를 반영하지는 못할 것이다.
중앙계획은 물리적인 생산목표,예를 들면 타이어ㆍ승용차 몇만대 등등에만 초점을 맞춘다. 산출물을 생산,분배하는데 완전히 임의적인 회계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산출물이 소비자들의 욕구와 맞아 떨어지는 것은 기적적인 우연이다. 가격체계의 왜곡때문에 생산물의 증가를 물리적으로만 말하는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소용이 되든 안되든간에 경제부문중 생산량의 증대가 가장 손쉬운 부문으로 경제정책이 기울어지고 있다.
소련체제에는 경제규모의 측정을 복잡하게 하는 또다른 요소들이 있다.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중앙계획자들의 목표에 맞추기위한 생산량허위보고 압력,낭비된 생산물의 합산 등등이다.
예를 들면 71년과 75년사이에 감자가 연간 9천만톤이 생산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보관설비의 불비등으로 태반이 썩고 소비시장에 출하된 것은 2천4백만톤에 불과했다.
빅토ㆍ벨킨 소련과학연구원은 농산물의 연간폐기율은 생산량의 40%가 되고 공산품은 약50%에 이른다고 추산한다.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 노스트의 출현이 소련통계의 확실성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쳤는지의 여부에 대해 묻는것도 흥미있는 일이다. 소련은 새로운 개방정책이후 단계적으로 통계개선조치를 취하고 있다. 소련은 유엔의 국제비교사업(ICP)에 참여하는데 동의했다. 이에 따라 국가통계위원회는 그들의 국민경제수지측정체계를 유엔의 국민소득계정 체계에 근거한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한 소련과 미국 및 기타국사이에 소련통계 근대화를 위한 많은 협력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의 센서스(국세조사)국은 소련의 고스콤스타트(중앙통계청)와 계속 협력하고 있다. 흥미로운 변화의 하나는 소련지도자들이 통계의 결함을 솔직히 시인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합리적인 사고는 소련통계의 가정과 방법에 의견을 달리하는 것이 정당하다. 나는 소련의 GNP가 미국의 약 3분의1이라고 믿는다. 소련에서는 만성적인 재화의 부족에 따라 진지한 경제개혁이 도입되지 않는다면 경제가 앞으로 더욱더 약화될 것이라는 비판이 점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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