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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통합 합의」 주시한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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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통합 합의」 주시한다(사설)

입력
1990.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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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의 경험으로 보면 총론에서는 곧잘 합의를 이루면서도 각론에서 의견이 엇갈려 애써 합의한 총론마저 무로 돌려버리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이번의 야당통합운동이 그러한 전철을 밟지 말아주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국민적 여망이자 정치의 정상궤도 복귀를 위한 마지막 길이 되리라는 것을 우리는 믿고 있다.평민ㆍ민주양당과 재야의 야권지도자들은 20일 회담에서 어렵지 않게 야당통합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식밖의 경위를 거쳐 거대여당이 탄생하고 그것이 무소불위의 세력을 행동으로써 과시하고 있는 판국에 이에 대항하는 야권세력의 통합은 두말할 여지없이 야권의 의무이며 책임이요 또 너무나 당연한 방향설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에도 물론 야권통합의 필요성은 끊임없이 주장되어 왔었고,많은 사람들이 적지 않은 노력을 경주해온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통합운동은 번번이 각 당과 각 계파간의 지분문제와 당리ㆍ사리를 극복하지 못하는 몰대의적 정치때문에 실패를 거듭해왔다. 이번에까지 그런일이 되풀이 되리라고 믿고 싶지는 않지만 만에 하나라도 20일의 야당통합 결의가 구체화단계에서 다시 차질을 빚게된다면 이번이야말로 야권은 국민앞에 큰 과오를 범하는 것이 된다는 것을 강조해두고 싶다.

원내세력분포로나 조직력으로나 월등히 우세한 평민당이 통합원칙만 정해진다면 기득권유지에 고집을 부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해진다. 우리는 평민당의 이러한 용단을 높이 평가하면서 평민당의 양보가 단순한 일방적 양보가 아닌,충분한 대가를 얻어낼 수 있는 값진 양보라는 점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야권통합은 호남을 기반으로한 평민당과 영남인사가 주류를 이룬 민주당의 결합이면서 지역성을 초월하고 있는 재야세력이 합세하여 우리 정치의 병폐인 지역성 타파에 새 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으리라고 예견된다. 야권통합없이 오늘날의 평민당이 자력으로 지역성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처지이므로 평민당의 기득권 양보는 그에 버금가는 큰 보상을 동반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따라서 야당통합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라도 행여 평민당은 타 야권세력을 흡수통합한다는 기득권자의 자세를 버려야할 것이며 인물중심으로 새당의 지도부와 당운영기구를 구성해야 마땅할 줄로 안다. 그런 과정을 거친 결과 새 야당의 대표자가 선출되어 나온다면 그 대표자가 누구가 되든 간에 다시는 지역당운운의 말은 듣지 않게 될 것이다.

조속한 시일내에 통합야당이 결성되면 우리는 또 하루바삐 정치와 국회가 정상화되어야한다고 믿는다. 여당에 의한 변칙적인 국회운영이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당으로 하여금 그러한 변칙운영을 하게 만든 데에는 야당의 탈의회주의적 원내투쟁방법에도 적지 않은 책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야당 스스로 솔직히 인정해야 할 줄로 안다. 실현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의원사퇴,조기선거실시 등의 주장을 되풀이함으로써 파행정국을 더이상 이끌어나갈 것이 아니라,감정보다는 이성에 바탕한 순리와 상식 그리고 현실에 맞는 정치로의 복귀를 서두르는 것이 새 야당이 지향해야 할 건설적 방향이 아닌가 우리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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