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일 「제2리크루트」로 또 “발칵”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일 「제2리크루트」로 또 “발칵”

입력
1990.07.21 00:00
0 0

◎「주가조작 3백억엔 차익」주식전문가 구속/거물정치인 직ㆍ간접관련… 정계 유착설 증폭【동경=문창재특파원】 일본의 현역정치인들이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주식매점 사건이 발생,제2의 리크루트사건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국제항업사건」을 수사해온 동경지검 특수부는 19일 국제항업의 사장을 지낸 고다니ㆍ미쓰히로씨(소곡광호ㆍ53)와 전후생성장관 개인비서였던 재일동포 권주일씨(50ㆍ일본명 산본주일)를 「증권취인법」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의하면 국제항업의 대주주인 고다니씨는 지난 4월 주식매점으로 주가를 조작,약 3백억엔을 취득한 혐의이다.

고다니씨는 88년 12월 주주총회에서 이회사 대표로 뽑혀 경영권을 장악한뒤 자신이 경영하는 광진그룹에 2백40억원을 융자해 주고 금년 6월까지 모두 갚았다는 것인데,이 돈은 모두 주가조작으로 번돈으로 충당했다는 것이다. 고다니씨는 재일한국인 권씨와 공모,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의 주식값을 조작하기 위해 지난 4월19일 5개증권회사에 75만9천주의 매입을 주문,며칠사이에 주가를 1.4배나 급등시키는 방법으로 단번에 3백억엔을 벌었다.

권씨는 「상흥」이라는 건설회사의 사장을 지낸 인물로,후생성장관과 자민당 간사장을 지낸 사이토(제등방길)의원의 비서를 자칭하고 있어 정치인들과 고급관리들이 이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사고 있다. 사이토의원 사무실측은 권씨와의 관계에 대해 『개인비서로 일한 사실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미쓰즈카ㆍ히로시(삼총박) 전자민당 정조회장은 고다니씨가 경영하는 회사의 공동경영 각서에 입회인으로 서명하는등 특별한 관계를 가져온 사실이 밝혀져 정계와의 유착설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이토의원은 『고다니씨로부터 주식알선 부탁을 받은 사실도 없고 특별한 관계도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고다니씨가 경영하는 광진그룹 골프장의 발기인이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또 87년의 자민당 총재선거 당시 미야자와(궁택)파의 좌장이었던 사이토의원은 고다니씨와 접촉,나카소네파의 정보를 수집하려했던 사실도 있다고 전해진다.

한편 미쓰카의원 사무실측은 『각서에 서명한 것은 사실이며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할뿐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하고 있다.

거물급 정치인들이 사건당사자들과 직ㆍ간접적인 관련을 맺어온 사실이 밝혀지자 자민당은 제2의 리크루트사건으로 비화될까봐 전전긍긍하는 눈치이다.

다케시타(죽하)파의 한 중견의원은 『주식매매로 거액의 이득을 취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제2의 리크루트사건이 될 우려도 있다』고 걱정하고 있으며,『현재의 정치체질의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자성론도 다시 대두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야당이 정치문제로 삼을 호재임에 틀림없어 자민당 간부들은 국회운영에 큰 장애요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간부는 『여야의원들이 외유등을 통해 겨우 협조무드를 이루어 놓았는데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올가을 임시국회에서 소비세문제등 중요안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고다니씨와 함께 구속된 권씨는 충남출신 재일한국인으로 건설관계회사에 종사하면서 자민당 정치인들과도 교분을 가져왔다. 동경총영사관에 의하면 87년까지는 민단에 적을 두어 왔으나 그후 귀화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