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23개국으로 발족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은 2차대전후 서방자유세계경제를 지탱해온 자유무역체제이다. 가트라고 통칭되는 이 기구는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현재 아르투어ㆍ둔켈 사무총장외에 4백명의 직원이 있다. 한국은 1967년 케네디ㆍ라운드 당시에 가입,매년 약 1백만달러의 분담금을 내고 있으며 다자간 섬유협정,반덤핑협정 등 6개협정에 가입해 있다. 전체회원국은 96개국이나 가트의 적용국수는 1백24개국으로 세계무역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최근에는 중국이 가입을 신청했고 소련도 가입을 위한 준비단계로 업저버 참석을 신청해 놓고 있다. 폴란드,불가리아 등도 가입신청을 내고 있어 가트는 이제 서방자유국가들 뿐아니라 공산국가들까지 포용하는 전세계적인 무역기구가 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가트는 그동안 회원국들이 모여 특정문제를 두고 몇년씩 집중적으로 토의를 벌여왔는데 이것을 라운드라고 불러왔다.
지금 제네바에서 마지막 토의에 들어간 우루과이ㆍ라운드는 8번째이다. 7번째인 동경라운드(73∼79년)이래 7년만인 86년 9월 우루과이에서 시작된 제8차 다자간 무역협상이다. 그 우루과이ㆍ라운드협상은 금년말을 시한으로 정해 놓고 있다. 지금 1백5개국이 참가해서 15개분야로 나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7번째의 동경라운드까지는 주로 관세장벽문제를 다루었으나 8번째의 우루과이ㆍ라운드에서는 상품외에 서비스분야와 농산물ㆍ섬유ㆍ지적소유권ㆍ투자 등 15개분야를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90년대의 종합적인 세계무역규범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각국은 이 규범이 자국에 불리하게 만들어지지나 않을까 우려하면서 그속에서 자국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서로 밀고 당기는 협상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은 통상대표부등 행정부의 통상전담부서가 몽땅 제네바로 옮겨갈 정도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도 미국인 자문관까지 임시로 특채해서 현지 대사,공사 등 공관원과 관계부처 주재관들이 특공대를 만들어 우루과이ㆍ라운드에 매달려 왔는데 뒤늦게 비상이 걸리는 것 같다.
최근 미국과 EC 등 주도국들간의 합의가 한국에는 위기로까지 느껴질 정도로 타격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ㆍ통신ㆍ교통 등 서비스시장은 물론 농업까지 개방이 불가피하게 되리라는 예상때문이다.
기반도 경쟁력도 허약한데 개방의 물결을 어떻게 당해낼지 걱정이 태산같다.
정부는 뒤늦게 경제구조를 전면개편해야 한다는등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뒤늦게 야단법석을 떠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사실 가트의 중요성을 재인식한 것은 1988년초 미국이 한국의 쇠고기 수입 제한 조치가 가트의무 위반이라고 제소당하면서부터 였다. 그전에는 혜택만 받아 왔기 때문에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세계 12대 교역국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처신을 하려면 국제경제의 흐름을 미리미리 살펴서 사전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