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란 인권과 정정당당한 경쟁,그리고 화합을 골간으로 하는 제도이다. 이런 점으로 비추어 볼 때 지금 한심한 작태로 보이고 있는 정치권을 비롯,아직도 민주와는 거리가 먼 행태를 보이고 있는 집단이나 조직이 한둘이 아니다. 최근 걸핏하면 심한 기합으로 나라나 부모에게 두루 소중한 젊은 목숨을 앗는 일이 예사로 잇달고 있는 의경도 분명 그런 조직중의 하나일 것이다.시국치안을 위한 최일선 방패막이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막중한 임무의 의경이다. 하지만 그 조직관리나 운용에는 문제가 많았다. 무모한 기합사망사건말고도 집단 근무이탈과 항의사태마저 빈번히 발생,땅에 떨어진 사기를 짐작케했다. 이 때문에 근래 병력의무자들의 의경지원이 격감,충원이 어렵자 각 경찰서별로 지원인원을 할당하는 등 소동도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나라의 민주질서와 국민들의 생명ㆍ재산을 보호하는 임무의 조직에서 그 조직원의 생명을 함부로 다루고 무모하게 앗는 풍토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이율배반적이다. 생명의 고귀함을 일깨워주고 소중히 여겨주는 분위기속에서라야만 의경들도 국민생명의 소중함과 그걸 지켜내야 할 임무의 중요함을 저절로 체득할 수 있게 되는 법인데,거꾸로 가는 것만 같아 안타까운 것이다.
기강을 세운다고 옛 일본군대식의 야만적 기합으로 마구 몰아붙인 결과는 가끔 자포자기적 반발도 일으켰다. 집단이탈과 항의 소동외에 범인을 잡아야 할 사람이 가끔 「범인」으로 돌변하는 사태야말로 정말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인 것이다.
의경들은 모두가 엊그제까지 배움터에서 청춘의 꿈에 젖어있거나 직장에서 일하던 나라의 중요한 자산이자 부모들의 소중한 자식들이었다. 그 젊은이들의 생명을 학대하고 잘못 관리해 엇나게 하는 일이야말로 결국 반민주적이고 반애국적인 처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절도있는 기율과 심도있는 훈련을 필요로 하는 군이나 의경과 같은 조직에서는 때로 기합의 필요성이 있음을 누구나 인정은 한다. 하지만 그 기합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정신적인데 있어야 한다. 돌발 안보사태나 화염병이 나는 험한 조건속에서 근무해야 하는 조직원들에게 그같은 기합을 적절히 선용,강인한 정신력을 길러 임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근무효과는 최대화하고 손실은 최소화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합목적적인 정신은 망각한 채 걸핏하면 아까운 사람만 잡는 오늘의 풍토는 하루빨리 고치고 추방해야만 한다. 자식을 보낸 부모의 안타까움과 인력손실,그로인해 초래될 불신과 사기저하의 폐해를 조직관리당국자들은 책임지고 막을 임무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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