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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의 또 다른 짐「연방개편」/소 당대회 폐막에도 현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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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의 또 다른 짐「연방개편」/소 당대회 폐막에도 현안 여전

입력
1990.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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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공화국 연합」 새 조약 구상/이해 갈려 근본해결은 미지수역사적인 28차 소련 공산당대회가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추진해온 개혁정책과 당의구조적 개편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가운데 끝남에 따라 고르바초프는 이제 그의 관심을 국내문제로 돌려 현안해결에 보다 과감히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그의 절대적 권위를 재확인했지만 악화일로에 있는 경제문제와 연방체제를 흔드는 민족문제 등은 여전히 그의 운명을 위협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따라서 고르바초프는 앞으로 이같은 힘겨운 국내문제해결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서지 않으면 안될 입장이다. 국내문제중에서도 고르바초프의 목을 가장 단단히 죄어오고 있는게 연방내 각 공화국들의 분리ㆍ독립 움직임과 관련된 근본적인 연방체제 개편문제이다. 지난 몇년동안 민주적 개혁의 산물로 부각된 민족문제는 올들어 일부 공화국의 독립 및 주권선언의 형태로 발전,기존 연방체제의 개편을 불가피하게 했다.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3국은 고르바초프의 강력한 경고를 무시하고 3월이후 잇달아 독립을 선언했으며 6월 들어서는 연방내 최대공화국인 러시아공화국을 비롯,우즈베크 몰다비아가 경쟁적으로 주권선언을 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조만간 소련연방이 공중분해 될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까지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지난 4월 리투아니아공에 대한 전면적인 경제봉쇄를 단행한 끝에 결국 독립선언을 잠정보류 결정을 끌어냄으로써 일단 분리주의 움직임의 뜨거운 불기를 잡는데 성공했다.

고르바초프는 이 여세를 몰아 민족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연방체제 개편으로 서두를 것이 분명하다. 관측통들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빠르면 금년 가을 인민대표자대회(의회)에서 연방구조에 대한 헌법조항을 개정,각 공화국과 새로운 연방조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르바초프가 구상하는 새로운 연방체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가 될 것인지는 아직 분명치는 않지만 그는 지난달 최고회의에서 「주권을 가진 사회주의 공화국연합」이라는 기본틀을 제시했다. 즉 새 연방체는 중앙정부가 강력한 권한을 갖는 연방(FEDERATION)이 아니라 각 공화국이 상당한 정도까지 주권을 행사하는 국가연합(CONFEDERATION)이 될 것이라는 암시이다.

국가연합은 완전한 주권을 갖는 가맹국들이 외교ㆍ군사ㆍ통화 등 일부 권리만을 협정을 통해 중앙정부에 위탁하는 구조를 말한다.

국가연합의 실례로는 소 공산혁명 이전 핀란드가 러시아제국의 일원이면서도 독자적 의회와 대외관계를 가졌던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소연방은 출범초기에 이미 외형적으로는 국가연합구조를 취하고 있었다. 22년 체결된 소련연방조약은 연방의 권한을 제한하고 각 공화국이 주권국가임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24년 제정된 헌법은 전연방에 걸쳐있는 기업이나 공장의 경영권을 연방이 갖도록 함으로써 각 공화국의 경제 자주권을 사실상 박탈했다.

또 국가의 전권을 가진 공산당이 중앙당의 일원적 지배에 놓임으로써 공화국의 주권은 더욱 유명무실해졌고 이같은 경향은 권력의 중앙집중을 공고히한 스탈린시대에 들어서면서 더욱 굳어졌다.

이렇게 볼때 현재의 소련연방 재편시도는 22년 당시의 국가연합구조로 회귀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다.

소련최고회의는 지난 4월 연방재편의 1차적 조치로 연방과 공화국의 권한을 구체적으로 구분하고 연방탈퇴절차를 규정한 연방권한 구분법을 채택했다. 이법은 연방이 갖는 배타적 권한을 국경결정ㆍ대외정책ㆍ방위등 13개항목으로 제한하고 협정에 의해 연방과 공화국이 서로 권한을 위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방탈퇴를 위해서는 공화국이 먼저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5년의 준비기간이 지난뒤 연방최고회의가 최종승인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도 이 법이다.

결론적으로 새 연방체제는 국방ㆍ대외정책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공화국이 자주적 결정권을 갖는 스위스식의 느슨한 연합구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지만 앞으로 체결될 새 연방조약은 각 공화국의 사정을 고려,국가연합을 기본틀로 각공화국마다 차별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요컨대 대부분의 공화국과는 연합형의 조약을 맺더라도 독립의지가 강렬한 발트3국은 혁명 이전 핀란드와 유사한 독립적 지위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지난 4월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가 탈소노선을 철회한다면 영연방과 유사한 지위를 부여하겠다』고 밝힌바 있어 어떤 형태로든 발트 3국은 「특별대우」를 받을게 확실하다.

또 민족분규 원인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제발전에 있는 중앙아시아의 공화국들과는 연방의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오히려 연방형태를 강화하는 방향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같은 개별적 연방협정이 맺어진다면 소련의 고질적 민족문제는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전망이 결코 밝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완전한 독립국가를 지향하는 발트 3국이나 공화국 주권을 극대화 하려는 러시아공화국등 각 공화국의 엇갈린 이해가 새로운 연방개편으로도 완전히 해결되기는 어려울것이기 때문이다.<배정근기자>

□소련연방 관련법규정 변화

●법률우선권

(1)브레즈네프 헌법(77년 제정):연방법이 공화국법에 우선

(2)러시아공 주권선언(90년 6월12일):공화국법이 연방법에 우선,공화국주권에 반하는 연방법 집행. 정치권보유

(3)연방권한구분법(90년 4월26일):연방법이 공화국법에 우 선,공화국이 연방정부결정에 이의제기 권한보유

●연방권한

(1)브레즈네프 헌법(77년 제정):국경결정,방위등 11개항목 에 걸쳐 연방이 광범위한 결정권 보유

(2)러시아공 주권선언(90년 6월12일):공화국이 연방에 자 발적 위탁

(3)연방권한구분법(90년 4월26일):연방의 배타적 권한을 국경ㆍ대외정책ㆍ방위등 13개 항목에 한정,협정에 의해 연 방ㆍ공화국 상호권한 위탁

●경제정책

(1)브레즈네프 헌법(77년 제정):연방은 국민경제의 전 분야 를 관장(공화국 경제 자주성을 사실상 부정)

(2)러시아공 주권선언(90년 6월12일):공화국자원의 소유ㆍ 사용ㆍ처분에 관한 공화국의 독점권

(3)연방권한구분법(90년 4월26일):연방이 연방예산ㆍ국가 발전계획 작성

●연방탈퇴권

(1)브레즈네프 헌법(77년 제정):자유로운 탈퇴권유보

(2)러시아공 주권선언(90년 6월12일):자유로운 탈퇴권

(3)연방권한구분법(90년 4월26일):국민투표에 의해 결정 ,탈퇴과정을 세부적으로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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