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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제」… YS의 본심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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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제」… YS의 본심은 뭔가

입력
1990.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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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기 통과 배후… 여 장악 의도/노대통령과 「이해의 공유」 관측/“대통령제 집착 인상은 김대중총재 유인책” 분석도○…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의 장기 정국전망과 향후 전개될 정국구도에서 노리는 의중은 무엇일까.

김대표의 최종목표가 「차기대권」이라는 점에서 어느 누구도 반론의 여지가 없지만 그가 어떤 정치권력구도를 선호하고 어떤 방법을 통해 그의 정치목표를 달성하느냐 하는 부분에서는 서로 상이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그가 추구하는 최선은 먼저 여권내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것은 지난 14일의 국회 본회의에서 민자당이 6공출범 이래 2년여 동안 끌어온 쟁점법안들을 「편법」으로 통과시키고 배후에 그가 우뚝 서 있었다는 사실에서 잘 나타내고 있다.

김대표가 30여년간 버티어온 야당정치인으로서의 국민 이미지를 털어버리면서 여권으로 변신한 후 몇차례 방황하다가 이번 임시국회에서 보여준 그의 정국돌파 의지는 대권고지를 위해서는 여권의 장악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 김대표가 이날 본회의에서 「정면돌파」를 사실상 지휘했다는 것은 노태우대통령과 민정계에는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노대통령이나 민정계는 김대표를 여태까지처럼 「홀대」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고 김대표는 이를 자신의 정치목표 달성의 방편으로 이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서 생각해야 할 문제는 김대표가 통합에 따른 각 계파의 「이해정립」을 헝클지 않으면서 이룰 수 있는 대권형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이다. 저간의 김대표 언행은 일부에서 이른바 「대통령병」이라고까지 분석되고 있는데 실제 그의 심중도 이와 유사한 것일까.

이 부분에 관한 한 김대표와의 근접성을 자랑하는 측근들조차 판단이 일치되지 않고 있다. 그만큼 김대표의 정국진단과 위상처방을 좌우하는 변수가 여전히 유동적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크게 주목을 받진 못했지만 김대표의 생각을 간접전달한 황병태의원등의 말은 김대표의 의중을 독해할 수 있는 몇가지 실마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황의원은 지난 7일 아침 상도동에서 김대표와 상당한 밀담을 나눈 뒤 이렇게 말했다. 『김대표는 내각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정치적 측면에서 평민당과 상당수 국민이 반대하는 한 그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우선 평민당이 장기집권음모로 몰아붙이는등의 오해를 풀고 내각제의 장단점을 편견없이 논의하자는 입장으로 돌아선다면 김대표도 내년쯤 이 문제를 본격 다룰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황의원은 이어 노대통령의 언급을 내각제 포기로 해석한 김대표의 발언과 관련,『현실정치인의 감각으로 현재의 상황이라면 내각제개헌이 어렵다는 정치 「전망」을 밝힌 것이지 결코 김대표의 「희망」을 말한 게 아니다』라고 힘주어 덧붙였다.

○…황의원의 주석은 일단 김대표 특유의 언어기교 미숙에 따른 오해를 바로잡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또 단기적으로는 김대표의 내심을 숨기며 공을 평민당 코트로 던져 당내외를 동시에 겨냥하는 교묘한 포석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각도를 바꿔 조명할 경우 비록 평민당을 걸고 들어가긴 했지만 처음으로 내각제 논의 수용의사를 「띄우고」 있을 뿐 아니라 더욱 깊게는 『내각제 포기…』라는 앞서의 말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관련,김대표의 한 측근은 『김대표의 일차적 관심은 파워를 얻는 것이지 그 형태가 대통령이냐,또는 수상이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문제는 그러한 도착점에 이르는 과정이 너무나 험난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다른 측근은 『김대표는 그동안 노대통령이 내각제개헌의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이를 밀어붙일 것을 우려해왔다』며 『그러나 최근 몇차례 청와대회동에서 노대통령도 이같은 어려움을 깊이 생각하고 있음을 확인,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측근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것은 내각제에 대한 노대통령의 애착이 식은 것은 아니며 다만 현실적으로 「못한다」는 것이지 「안한다」는 뜻으로 단정지어선 안된다는 것. 김대표가 용어선택의 신중함 없이 섣불리 내각제 포기라고 말했을 때 여권에서 싫은 기색을 보인 것도 이때문이다.

이런 배경과 현 정부의 임기를 감안할 때 노대통령과 김대표는 내각제에 관한 한 적어도 「연내 논의 자제­내년초 공론화」란 스케줄엔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노대통령과 김대표가 새로운 「밀월」을 유지해 오고 있는 배경엔 이같은 「이해의 공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또 하나의 유의해야 할 대목은 김대중총재의 입장. 합당에 관계한 고위소식통은 『당초 내각제를 상정했을 때 김총재의 과거 정치언행과 현실적 선택폭을 미루어 궁극적으로 함께할 수 있으리란 판단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

합당이후 사정은 예상궤도를 벗어나고 있지만 김총재가 지난번 청와대회담 후 소속의원들에게 회담결렬을 부각시키면서도 『대통령이 내각제가 돼도 자신은 안한다는 말을 3번씩이나 했다』는 등의 얘기를 했다는 점에서 여야 연대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두 김씨의 관계상 김대표가 대통령제에 매달리는 인상을 주면 줄수록 김총재가 내각제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정서적 분석도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는 것. 이는 또 노대통령과 김대표가 김총재를 대상으로 교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그림」을 만들어내고도 있다. 야권통합파 의원들이 집단의원직 사퇴서를 낸 시점에서 김대표의 복안은 다시한번 굴곡을 그릴 수 있지만 기본구도는 점점 정리돼가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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