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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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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아노ㆍ파바로티,플라시도ㆍ도밍고,호세ㆍ카레라스는 현재 활동중인 세계 3대 테너로 불리고 있다. 이탈리아출신의 파바로티는 1936년생이고 스페인출신의 도밍고는 1941년생이며 역시 스페인 출신의 카레라스는 1946년생이어서 5살차로 나이가 이어지는데 이들 3명의 성악가는 저마다 뚜렷한 개성을 지녔다. ◆정통 벨칸토 창법의 파바로티는 낮은 B음(시)에서 높은 C음(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음역을 자랑하며 제2의 카루소라는 평을 듣고 있으며 오페라외에 영화에도 출연하고 교향악단도 지휘하는등 다재다능한 도밍고는 팝송가수 존ㆍ덴버와 함께 팝송을 불러 화제를 모았고 빼어난 미성의 카레라스는 투병끝에 백혈병을 극복하고 재기하여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세계 3대 테너로 불리고 있는 만큼 이들은 서로간에 라이벌의식도 대단하여 좀처럼 자리를 같이 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이제까지 함께 무대에 선 일도 없었다. 『성대가 바로 스트라디바리우스』라는 찬사를 듣는 이들 3대 테너가 지난주 처음으로 로마와 야외무대에 함께 출연하여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가곡 그리고 팝송까지도 열창함으로써 음악팬을 도취시켰다. ◆고대 로마의 카라칼라 대욕장 유적지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린 로마월드컵축구 기념자선음악회는 지난 7일 밤 이탈리아와 잉글랜드간의 3∼4위전 종료와 함께 뉴욕필하모니 상임지휘자 주빈ㆍ메타의 지휘로 시작되어 3명의 테너가 애창곡을 4곡씩 불렀고 마지막 20분간 팝송접속곡을 함께 불러 절정을 이루었다고 한다. ◆혹시 자존심을 상할세라 이름자의 알파벳순으로 출연순서를 정하고 소음방지책으로 레오나드다빈치공항에 이착륙하는 여객기의 항로까지 변경시키는등 가곡의 왕국 이탈리아답게 음악회 준비가 철저했는데 3대 테너들이 손에 손잡고 펼친 환상의 무대는 이들이 모두 열렬한 축구팬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로마월드컵이 단순히 스포츠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스포츠와 예술의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진 것이 이 환상의 무대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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