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전환으로 달러공급 늘고/물가안정 중시로 무작정상승 발목 잡혀상반기중에 다소 상승세를 보였던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이 하반기에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환율의 변동에 따라 수지타산이나 국제가격경쟁력에 큰 영향을 받게되는 수출업체종사자나 외환거래전문가등 관계자들은 환율이 과연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 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달러당 10원,20원의 변동이 수십억원,수백억원의 이익이나 손실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로서의 전망은 대미달러환율이 하반기중에 별다른 기복없이 최근의 수준에서 매우 안정적으로 운용되리라는게 지배적이다.
이는 지난연초까지만해도 환율이 하반기가 되면 달러당 7백30원대까지 쉽게 도달하리라고본 낙관적예상과는 매우달라진 전망이자 수출업체들이 우리상품의 가격경쟁력 회복을 위해 요구하고 있는 수준과 비교하면 불만족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상반기중 환율의 변화는 당초의 예상대로 매우 활발했다. 대미달러환율은 지난해말 6백79원60전에서 지난 6월말 7백16원으로 6개월사이에 달러당 36원40전이나 올라 원화가치가 5.1% 절하됐다.
이같은 환율의 상승엔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때마다 수출회복을 위해 원절하를 유도할 가능성이 많다는 기대심리와 올들어 계속된 월별 경상수지적자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환율상승 기대감과 월별 경상수지적자 누적은 특히 지난 3월 시장평균환율제가 도입되면서 달러 수요를 자연스럽게 증가시켜 환율상승을 지속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대미달러환율의 상승세는 지난 6월 중순 달러당 환율이 7백16원대에 이른후 갑자기 중단됐다. 하루에 보통 20전∼1원폭으로 움직이던 환율이 지난 6월16일부터 7월2일까지 17일간은 오로지 7백16원대에서 소폭으로 변동하며 머물기도 했고 그 후로도 7백15원대로 떨어질 정도였다.
환율의 상승이 이처럼 꺾인 이유는 대체로 두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첫째로는 지난 5월까지 월별로 계속된 경상수지적자가 6월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당시 예상됐으며 또 하반기 들어서도 소폭의 흑자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달러의 공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점. 연간 경상수지가 한은의 예상대로 균형이거나 혹은 정부의 예상대로 10억달러 가량의 적자로 낙착되더라도 지난 5월까지 이미 15억4천4백만달러의 적자였으므로 그 이후엔 흑자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됐다.
이와 아울러 환율의 상승이 국내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급격히 부각되면서 올해중에 두자리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물가문제가 상반기중에 꾸준히 계속된 환율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예상이 외환시장에 퍼져 실질적 영향력을 발휘했다.
특히 이러한 예상은 당시 이승윤부총리를 비롯한 경제장관들이 하반기경제운용의 최대목표를 물가억제로 잡았으며 당국에서는 물가안정을 위해 환율하락을 유도하는 방안까지도 검토중이라는 얘기등으로 상당히 설득력을 갖고 있었다.
더구나 지난해 이후 지속되고 있는 수출부진이 당초 원화의 절상 때문에만 초래된게 아니라 국내기업들이 새로운 상품과 기술의 개발등을 게을리한 탓도 있다는 종합적 분석이 정부내에 명확히 자리를 잡아가면서 무리한 환율상승이 수출부진의 해결책은 아니라는 결론으로 분위기가 매듭지어져 갔던 것도 환율의 상승세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반기 월별경상수지의 흑자전환,심각한 물가문제등 환율상승의 억제요인은 하반기에도 내내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하반기의 환율동향은 상반기에 예상했던 것처럼 쉽사리 상승곡선을 그리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미달러환율이 상승세를 지속하지는 않더라도 상반기중의 엔저현상이 해소된게 국내수출업계엔 그나마 다행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엔화는 지난 4ㆍ5월중 달러당 1백60엔선까지 치솟아 원화가 오른 효과를 국내업체들이 제대로 향유하지를 못했었다. 최근엔 엔저현상이 해소돼 1백엔당 원화환율도 지난 4월2일 4백39원36전까지 내려갔었는데 10일엔 4백79원85전으로까지 크게 회복됐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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