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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많은 국회」가 할 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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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많은 국회」가 할 일(사설)

입력
1990.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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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선량」들은 지금 국민들의 심중을 어떻게 헤아리고 있을까. 물론 알아낼 길은 없지만 적어도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서 나타난 것만을 기준한다면 국민들,아니 유권자들을 대단히 우습게 보고 있는 듯하다. 그들이 최근 내보이고 있는 정치라는 커다란 테두리의 「작품」도 그렇고 일부의원들의 수준이하의 처신과 행동도 물론 그렇다. 모두가 국민들이 이 짜증스런 더위속에서도 인내하며 기다려보는 「정치」와는 동떨어진 「딴전」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쌓여만 가는 「정치염증」이 과연 또 무엇으로 나타날는지 답답하고 두렵기만 하다.우리 국회의 평점은 썩 좋은 것이 못된다. 13대 국회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민주화시대의 정치를 정착시킨다」는 역대국회중 가장 막중한 책무가 걸려 있는데도 개원초부터 매수니 뇌물이니 하고 일부의원들이 물을 흐려놓더니 급기야는 뒷골목 싸움같은 주먹질을 우리의 의사당 안에서 목격해야 했다. 한심하다기 보다는 우리 국회를 위해서도 그냥 흘려보낼 수 없는 일임을 밝혀둔다.

7일 국회 문공위에서 연출된 폭력사태는 오늘의 국회상을 국민앞에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줬으며 이같은 국회의원들에게 국정을 맡겨도 되는가 하는 원초적인 의문을 제기시켰다. 폭력배끼리 주먹을 휘둘러도 문제가 되는 판에 하물며 토론과 합리적인 주장으로 생산적인 정치를 해야 할 국회에서 멱살을 잡고 명패를 던지고 부상을 당했다는 것은 차마 그대로 볼 수도 없고 용서할 수도 없는 반민주적 작태였다. 재발방지를 위한 철저한 장치가 뒤따라야겠다.

우리가 국회폭력에 대해서 이같은 입장을 취하는 것은 폭력이란 어떤 동기나 목적의 것도 결과적으로 우리의 사회규범과 법질서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먼저 법질서를 지켜야 할 국회의원들이 TV 카메라가 지켜보는 가운데서 이런 반민주적 폭력을 부끄럼없이 저질렀다는 것은 의원들의 수준과 상태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보여져 더욱 우리를 서글프게 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들어 국회의원들의 자질을 의심케하는 불미한 사건들이 빈발하고 있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의원의 밀입북사건을 비롯해서 후보매수,뇌물수수,특혜분양사건 등 의원들의 비리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이런 불미스런 사건은 결국 개인은 물론 소속정당,더 나아가서는 정치자체를 불신케 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소속정당도 종래처럼 해당의원을 무조건 감싸는 고식적인 자세를 버리고 시시비비를 가려 사과와 재발방지에 경주해야 될 줄로 안다.

우리는 또다시 우리 국회의 순항을 촉구한다. 할 일이 그야말로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3개의 방송관련법 개정안을 비롯하여 지자제법 개정안과 국군조직법 개정안 등 소위 쟁점 법안에 대한 여야의 진지한 협상을 다시 권고한다. 여야가 「강행」과 「저지」로 팽팽히 맞서 있는 상황에선 꼴사나운 파행국회를 또다시 국민앞에 연출할 것이 불을 보듯 빤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정부ㆍ여당도 방송관계법의 내용을 수정,보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정치는 대결이 아닌 타협이라는 민주원칙에 따라 여야가 쟁점법안들을 심의하고 타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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