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부모 이어주는 “사랑의 끈”/매장서 직접 이름ㆍ연락처 새겨/서울서만 하루 3백여개 “불티”서울 용산구 신창동 56의14에 사는 주부 염모씨(35)는 막내딸 이윤화양(5)의 왼손목에 채워진 3천원짜리 스테인리스 팔찌를 볼때마다 억장이 무너지고 눈앞이 캄캄했던 지난달4일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이날 염씨는 윤화양을 데리고 경기 안양시 석수동 친척집에 다니러갔다 잃어버렸다.
하룻만에 윤화가 부모품에 돌아올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팔찌때문이었다. 행인이 팔찌에 새겨진 집과 아진양행 미아방지사업부 전화번호로 연락해준 것이다.
서울 용산구 문배동 40 아진양행(대표 지성섭ㆍ36)은 해마다 2만명이 넘게 발생하는 미아를 줄여보자는데 착안,86년부터 비영리를 목표로 출발한 업체이다. 금ㆍ은 등 귀금속팔찌는 오히려 범죄를 유인하게 되기때문에 가능하면 값이 저렴해야 하고 장신구처럼 2∼3년차도 연약한 어린이피부에 해를 주지않아야 한다. 그래서 미아방지사업부 박정호부장은 가로3.7㎝ 세로1.5㎝크기의 스테인리스 금속판에 어린이집 전화번호와 이름을,앞면에는 출생띠 동물그림,미아방지사업부 전화번호를 새겨넣어 고리로 연결해 팔찌를 만들었다. 예쁘게 디자인된 이 팔찌는 실용신안 및 의장등록을 필했으며 자체개발한 기계로 대량생산,유명백화점 등에 설치된 상설매장 등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서울역 프라자쇼핑 경기 안양시의 벽산쇼핑 부천 로얄백화점에는 직영매장도 갖췄다. 아진양행은 팔찌를 찬 아이는 반드시 부모품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신뢰감을 부모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지난3월부터는 어린이고객의 주요신상정보를 회사 컴퓨터에 입력시켜놓고 전산관리를 하고 있다.
컴퓨터에 입력되는 사항은 직영ㆍ상설매장에서 팔찌를 팔때 새겨넣을수 없는 집주소 보호자성명 신체특징 제2 제3의 비상연락망 등이다.
누구든지 미아를 발견한 사람이 팔찌앞면에 적힌 미아방지사업부로 전화를 걸어주면 컴퓨터에 입력된 정보를 토대로 전직원이 전화통에 매달려 보호자찾기작전(?)을 벌인다.
부쩍 이사가 잦은 요즈음에는 컴퓨터에 입력된 제2,제3의 비상연락망이 무용지물이 될때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주소지 동사무소에 협조를 구해 이사간곳을 끝까지 추적,보호자를 찾아준다.
미아방지사업부 박부장은 『6월말 현재 12만명의 신상명세를 입력시킬수 있는 대형컴퓨터에 1만여명의 정보가 들어가 있다』며 『앞으로 컴퓨터 용량을 늘리고 한국어린이재단 등 사회단체와도 긴밀하게 협조,미아방지캠페인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의 경우 영등포 신세계 반포뉴코아 상계동 한신코아백화점 등 10여군데 상설코너에서만 하루평균 3백여개의 팔찌가 팔리고 있으며 지방에서도 주문이 늘고있다. 아파트단지에 홍보 및 순회제작판매를 나가면 꼬마들이 줄을 서기도 한다. 특히 최근 발생한 유치원생유괴살해사건이후 어린이를 가진 부모들의 문의전화가 많이 걸려온다.
팔찌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나 회사관계자들은 『팔찌가 덜 팔려도 좋으니 제2의 곽재은양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아진양행은 우선 서울시내 유치원생들을 위해 정가 3천원보다 훨씬 싼가격으로 팔찌를 대량공급할 계획도 갖고있다. 또 스테인리스보다 질감이 좋은 재료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영등포 신세계백화점 상설코너에서 팔찌를 판매하고 있는 강은주씨(25)는 『하루평균 50여개를 만들어 팔고 있다』며 『한달이면 1∼2명씩 팔찌덕분에 아이를 되찾은 부모들이 찾아와 고마움을 표시할때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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