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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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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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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빨리 독일통일과업이 진척되리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동방정책의 기수였던 빌리ㆍ브란트 전서독총리가 작년말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한 말이다. 그로부터 7개월여만인 지난 1일엔 양독간의 국경전면개방과 화폐단일화를 채택했고 오는 12월2일에는 통일총선거를 예정하는 등 그야말로 독일통일은 급진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통일과정에서 예측못했던 문제들이 꼬리를 물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즉 동독인들은 밀려오는 서독의 경제력­투자를 환영하면서도 자신들의 입지와 장래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우선 현실적으로는 서독인들이 동독의 기업을 인수,장악하게 되고 또 통일후 대량실업인구가 발생할 것이라는 데 걱정하고 있다. ◆특히나 동독이 소련에 점령되기전 서독으로 탈출했던 지난날의 토지 아파트 농장 주택의 주인들이 40여년만에 돌아와 옛날 자기재산을 내놓으라는 바람에 상당수 동독인들은 아예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이라는 얘기다. 이 문제는 양독이 지난달 15일 「장차 정밀조사후 보상ㆍ반납」키로 일단 합의했다. ◆정신적인 고충으로는 서독인들의 정복자연하는 우월의식과 오만한 자세에 비해 동독인들의 패자와 같은 위축감이 지적되고 있다. 동독 곳곳에서 서독인들이 빳빳한 고액권 지폐를 들고 위세를 과시하고 있는 반면 동독인들은 주눅들린 표정으로 굽신거리거나 아예 피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같은 괴리감에 대해 동독의 지식인들은 『새로운 주인과 노예를 만들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으며 서독신문들도 연일 서독인들의 자제와 양식있는 행동을 촉구하고 또 동독인들을 따뜻하게 포용할 것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장래 통일작업에 대비,통독과정과 문제점을 관찰하기 위해 관계요원들을 현지에 파견,상주시키기로 한 데 이어 국회도 통독의 현장을 시찰할 조사단을 보내기로 결의했다. 당연한 준비조치라 할 수 있다. 같은 분단국이지만 우리의 경우 북한의 남침에 의한 동족간의 전쟁까지 치른 형편이어서 훗날문제는 더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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