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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을 바로 이끌려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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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을 바로 이끌려면(사설)

입력
1990.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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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특명사정반의 활동으로 잇따라 터져나오는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보며 국민들이 느끼는 것은 많다. 소문으로만 들어왔던 우리 사회의 부패의 심도가 엄청나게 깊다는 놀라움과 이번 사정활동이 「흐지부지」의 전철을 절대 밟아서는 안된다는 다짐과 함께 부정척결에는 어떤 예외나 편법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다.이런 관점에서 노태우대통령이 3일 안기부와 검찰,경찰,감사원 그리고 보안사등 정부의 각급 사정기관의 자체 감찰기능의 강화를 강력히 지시한 것은 매우 눈여겨지는 조치라고 하겠다.

청와대 사정반의 활동은 그 구성인원으로 봐서 어디까지나 제한적이며 한정적일 수밖에 없으며 그런 의미에서 「일죄백계」의 효과를 내는데 지나지 않는다. 부정부패의 골이 깊고 넓은 병폐를 뿌리째 뽑아 내려면 강력하고 지속적인 감독과 척결이 불가피하며 이를 위해서는 자체감사에 의한 「자정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3공때 서정쇄신을 추진했고,5공때도 사회정화운동을 추진,공무원의 부정부패 추방운동을 벌였지만 모두 실패로 끝난 것은 자정기능이 수반되지 않은,다시 말하면 사정기관의 부패와 횡포로 사정자체의 의미를 퇴색시켰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오늘의 사회현상이 밑으로부터 위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으로 만연되고 있는 부정부패와 부조리로 체제자체마저 위협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일과성이 아닌 지속적인 부정척결을 주장해 왔다.

더욱이 고위공직자와 하위공직자를 막론하고 부정과 비위가 이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감사원을 비롯한 검찰과 경찰등 사정기관은 무엇을 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잡목을 벌채하기 전에 먼저 낫과 도끼부터 갈아서 칼날을 세워야 하는 것처럼,관기숙정을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사정기관의 구성원부터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는 처신이 전제되어야 한다. 사정기관이 정치권의 눈치나 보면서 맡겨진 막강한 권력을 그릇되게 사용한다면 국민의 신망을 얻을 수가 없고 사정도 바로 이끌 수가 없다.

딱 떨어지는 예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검찰이 영등포역사 백화점 특혜분양 사건을 철야 수사,단 하룻만에 의원들의 「결백 증명서」를 발부해 준 것도 정치권에 대한 눈치가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이 문제가 일단 정치문제화되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상,철저히 흑백을 가려내서 국민의 의혹을 씻어줬어야 했다. 그 길이 관련 소문으로 피해를 받고 있는 사람들을 구하는 길이 되며 유사한 사건의 재발도 막는 첩경이다. 동서를 막론하고 공무원들이 부패한 나라치고 온전했던 나라가 없다. 사정기관의 자체감찰기능의 강화와 자정혁명으로 떳떳한 공직사회가 뿌리내리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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