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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도 화해물결 “청신호”/남북 예비회담 타결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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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도 화해물결 “청신호”/남북 예비회담 타결 배경과 전망

입력
1990.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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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외압 감안 북 거부 명분 없어/의제밖 복병 상존… 순항은 미지수3일 제7차 남북 고위급예비회담이 전격적으로 타결됨으로써 서울과 평양을 잇는 고위급 본회담(총리회담)의 개최가 가능해졌다.

이번 7차 예비회담에 임하는 남북한 양측의 속사정과 계산이 어떠했든간에 양측이 본회담 개최에 선뜻 합의했다는 사실은 독일통합등 최근의 국제정세 변화와 맞물려 한반도에도 대화와 화해의 물결이 밀어닥치고 있다는 가시적 상징으로 풀이될 수 있다.

양측은 이번 합의에 따라 오는 6일 실무대표들간의 합의서 작성작업을 끝낸 뒤 오는 26일 8차 예비회담에서 수석대표들이 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지난해 2월 8일 이래 1년6개월을 끌어온 고위급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을 마무리짓게 된다. 이어 양측은 지난 6차례의 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예비회담이 끝나는 오는 26일부터 1개월 이내인 8월26일 이전에 서울에서 제1차 본회담을 개최하게 된다.

남북양측은 1차 본회담의 개최일자를 26일의 8차 예비회담에서 결정하게 되는데 상호 충분한 준비기간의 필요성 때문에 8월26일에 가까운 날짜를 잡으려 할 것으로 예상되나 해방이자 분단 45주년이 되는 8월15일로 택일해 극적인 효과를 거두려 할 가능성도 있다.

평양에서 열리는 2차 본회담의 개최일도 8차 예비회담에서 함께 결정되며 이 역시 관행상 1차 본회담 개최후 1달쯤 후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돼 돌출문제가 없다면 오는 9월말께 「평양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말 제2차 고향방문단및 예술단교환계획이 날짜까지 결정됐다가 무산된 적이 있으나 이번 고위급회담의 경우 특별한 돌발변수가 없는한 최소한 1차 서울본회담은 무난히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점은 북한측이 3일 예비회담에서 유엔단일의석가입문제토의를 정식 제의했다가 우리측이 본회담개최의 전제조건인지를 묻자 황급히 『아니다』라며 부인한 사실에서 쉽게 엿볼 수 있다. 또한 북한은 지난달 25일 우리측이 7차 예비회담일자를 7월3일로 수정제의하자 다음날인 26일 즉각 동의해 옴으로써 과거와 달리 고위급회담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자세를 보인 바 있다.

따라서 현재로선 남북 양측간에 고위급회담 개최자체를 놓고는 이견이 없는 상태이며 이는 관행상 서울 개최에 이은 평양 개최까지도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번 7차까지의 예비회담에서 남북양측은 본회담에서 남북 양측은 본회담개최 장소및 시기문제외에 의제내용,대표단구성,수행원수 등에 모두 합의했다. 의제는 이날 우리측이 북측제안을 수용함에 따라 「남북간의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ㆍ협력 실시문제」로 결정됐다.

그러나 양측은 실질적인 토의순서는 의제의 표기순서와는 상관없이 정해 나가자는 데 합의했으므로 반드시 정치ㆍ군사문제가 우선적으로 토의된다고 할 수는 없다.

양측은 회담대표단을 수석대표는 총리로,대표는 장ㆍ차관급으로 임명,모두 7명씩으로 구성키로 했다. 또 대표단중 군대표는 참모총장급(군총참모장급) 1명을 포함해 2명이내로 하되 그 수는 각기 편리한 대로 정하기로 했다.

이밖에 수행원수는 33명으로,기자는 50명으로 합의했으며 회담형식은 필요에 따라 총리단독회담과 부문별 회담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같은 입장을 보였다.

남북 양측이 본회담 개최에는 합의했으나 고위급회담이 3차,4차 이후까지 순탄하게 진척될 것인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3일 7차 예비회담에서 북한이 새롭게 거론한 유엔단일의석 가입문제가 본회담진척의 복병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번 예비회담에서 우리측의 당초 예상과는 달리 회담외적인 문제들을 크게 건드리지 않고 본회담개최에 합의한 것은 기본적으로 국제적인 개혁ㆍ개방압력에 대한 모양 갖추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북한은 체제의 특성상 김일성이 지난 5월24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밝힌 「남북대화 확대발전」 방침을 어떤 형식으로든 구체화시켜야 한다는 내부적 강제성을 안고 있다고도 풀이된다. 또한 그동안 꾸준히 주장해 온 군축논의에 매력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따라 북한측은 대화를 진전시켜야 할 필요성을 안고 있으나 동시에 체제유지라는 내부적 대명제 때문에 급진적인 변화는 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은 고위급회담을 본격적으로 가동시키기 보다는 1ㆍ2차 개최만으로 개방의 모양을 갖춘뒤 우리측이 받기 어려운 문제를 내걸어 회담을 공전시킬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회담에서 유엔단일의석가입 토의문제를 거론함으로써 이같은 자세를 시사했다. 북한으로선 유엔가입문제에 있어 점차 궁지에 몰리고 있는 상황인데다 단일의석가입문제가 우리측에 까다로운 문제라는 점을 인식,이를 강조함으로써 시간지연의 효과를 얻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어렵게 마련된 남북대화의 장이 남북 관계개선에 얼마나 유효하게 활용될 것인가는 우리 정부가 북한의 이러한 입장에 어떻게 포용성 있게 대응해 나가느냐에 달려있다고도 할 수 있지만,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이 국제적 화해기류에 얼만큼 버텨나가느냐에 달려있다고 해야할 것이다.<정광철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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