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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행정 왜 이런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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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행정 왜 이런가(사설)

입력
1990.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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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에 포함된 발암물질 THM(트리할로메탄)의 허용기준치 초과여부를 놓고 정부의 두 기관인 감사원과 보사부의 엇갈린 주장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게 하더니 이번엔 전국 중요 10개 정수장의 여과지에서 관리소홀로 「중금속투성이」의 지꺼기가 검출됐다는 보도다. 수돗물에 대한 그 많은 관심과 보호와 개선의 요구들이 있었건만 우리의 수돗물 행정은 어디가서 무얼하는지,나빠지기만 하는 우리 수돗물사정에 이젠 불안을 넘어 위험마저 느끼게 된다.국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수돗물을 먹어도 되느냐 안되느냐,수돗물을 먹지 않는다면 무슨 물을 먹어야 하느냐로 불안해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도 이같은 불안을 풀어주어야할 관계당국은 수돗물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도 상황의 시정과 사태의 해결에는 신경을 안쓰고 책임회피에만 급급한 인상을 주고있다.

89년 8월29일부터 20일간 감사를 실시한 감사원이 8개 정수장의 THM초과를 지적하자 보사부는 금년 1월이후의 측정치로써 해명하고 나섰다. 보사부는 금년 1월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THM을 수질검사 대상에 포함시켰으므로 보사부가 내놓은 해명자료는 감사 당시의 수질상태가 어떠했느냐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실을 호도하는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정수약품인 염소화합물이 수중의 유기물과 반응하여 발생하는 THM은 정수약품의 투입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통상적으로 정수약품을 많이 투입하는 여름철에 발생량이 많고 겨울철에 적다. 그러므로 지난 1월이후 이제까지 THM이 기준치이하라고 하더라도 지금부터 시작되는 여름철에 THM이 급속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며 이에대한 근본적인 대비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THM문제는 지난해 수돗물파동을 겪은 이래 1년도 채 안돼서 또다시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지만 우리 수돗물의 실상을 보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우리 수돗물은 자세히 들여다 보면 들여다 볼수록 만신창이이다. THM이 기준치를 넘는 정수장이 8개라고 하지만 10개 정수장은 시설이 낡고 노후했을 뿐 아니라 여과지의 표면이 찌꺼기로 뒤덮였고 여과사 사이에서 비소,수은,6가크롬,납,아연 등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이 허용기준치의 무려 2백48배나 검출되었다. 심지어 일부 정수장서는 화장실ㆍ실당 등서 흘려 보내는 생활오수를 상수원수와 혼합시키기까지 한 사실이 환경연구원 조사에서 밝혀졌다.

수돗물의 수질은 근본적으로 상수원의 보호관리부터 철저히하여야 하는데도 때마다 지적되는 팔당ㆍ대청호 등 중요한 상수원의 보호ㆍ관리가 아직도 공염불에 그쳐 상수원서 취수하는 원수자체가 3급수인 것이 수돗물 오염의 가장 큰 문제다.

그리고 능률적인 수돗물관리를 위해 행정체계의 정비도 생각해봄 직하다. 수원관리는 건설부,오염방지는 환경처,정수공급은 지방관서,수질검사는 보사부 하는 식으로 수도행정이 산산히 흩어진 채로는 깨끗한 수돗물의 공급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수도행정체계의 일원화 등 근본적인 대책과 함께 정수방법개선,시설보수,근무자세 정립 등 단기대책을 시급히 마련하여 물이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하여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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