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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만에 재개 남북대화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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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만에 재개 남북대화 주변

입력
1990.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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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도 많은 비” 장마피해 서로 걱정/“통독도 됐는데 우리만…”에 북도 “같은 생각”/진행순탄… 북 「유엔가입」 제기로 잠시 긴장○“우리는 동업자다”

○…3일 상오 10시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제7차 예비회담은 양측대표들이 5개월여만에 만난 때문인 듯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날씨 동서독통일 7ㆍ4공동성명등을 화제로 회담을 시작.

우리측 송한호수석대표가 북한측 백남준단장과 악수를 나누며 『5개월만에 만나 반갑다』며 『백선생 얼굴이 좋아진 것 같다』고 인사말을 건네자 백단장은 『고맙다』고 화답.

송대표는 이어 새로 교체된 우리측의 최선의(청와대비서관),신성오대표(외무부 정보문화국장)를 소개한 뒤 신임장을 백대표에게 전달.

양측은 최근 많이 내린 비를 화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백단장이 먼저 『남쪽에 비때문에 피해가 있는 것 같던데 어떠한가』라고 묻자 우리측 송대표는 『비가 많이 내렸으나 큰 피해는 없었다』면서 『예년에는 비가 남부지방에서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중부에서 시작,남부로 내려가는 특이한 현상을 보였다』고 대답.

이에대해 백단장은 『금년에는 평양에도 비가 많이 내렸다』며 『평년에는 6월에 90㎜정도 내렸는데 금년에는 2백10㎜나 내렸다』고 말한 뒤 이상 기온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

송대표는 『7월 중순이면 장마가 끝나고 본격 여름이 온다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자 백단장은 『그래야 농사도 잘될 것』이라고 화답.

한편 북한측 대표인 최우진(외교부국장)은 새로 교체된 신성오대표 에게 『우리는 통일후는 물론 통일전이라고 국제무대에서 함께 일하게될 동업자』라며 『지난번 김삼훈대표와는 발이 잘맞았는데 앞으로 우리도 발을 잘 맞추도록 하자』고 말해 좌중에 웃음꽃을 피게 하기도.

○“해놓은 일 너무 없어”

○…양측대표는 날씨 얘기로 인사를 나눈 뒤 이번 회담이 「7ㆍ4공동성명」 18주년 하루전에 열렸다는 점을 들어,『하루빨리 통일실현을 위해 공동노력하자』고 서로 다짐.

우리측 송대표는 이날 회담이 지난해 11월 준공된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처음열리는 점을 지적,『이곳에서 국회회담이나 체육회담은 열렸으나 고위급회담대표들이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고 운을 떼고 『새집에서 시작하는 회담인 만큼 양측의 결속을 더욱 공고히 다지자』고 제의.

북한측의 백단장은 『7ㆍ4공동성명 발표당시 동서독 기본협정이 발표돼 세상사람들의 많은 기대를 모았었다』고 상기시키고 『동서독과 남북예멘이 통일을 이루고 있지만 우리는 해놓은 일이 너무 적은 것 같다』고 한마디.

이에대해 송대표는 『7ㆍ4공동성명 당시 일반 국민들은 물론 이산가족들도 고향의 가족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부풀었었다』고 상기한 뒤 『이번에 우리가 고위급회담을 성사시키면 남북한관계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배전의 노력」을 제의했고 백단장도 『똑같은 생각』이라며 공감.

이처럼 분위기가 원만하게 조성된 데다 그동안 양측이 이견을 보여온 의제표기 순서에 있어 우리측이 양보함으로써 이날 예비회담은 20여분간의 토의를 거쳐 손쉽게 합의사항을 도출.

송대표가 의제표기순서에서 양보를 해 준 뒤 『우리가 의제표기순서를 양보했으니 합의서를 채택하는 일만 남았다. 합의서채택을 위해 쌍방2인이 참석하는 실무대표접촉을 오는 6일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갖자』고 제의.

백단장은 이에 『1차회담 때 그렇게 하면 다 될 걸 가지고 지금까지 끌어왔다』며 『이제 절차문제는 다 타결됐다』고 언급.

송대표가 「6일 합의서채택」을 거듭 제의하자 백단장은 『본회담에서는 유엔대책문제를 의제 테두리안에서 논의하자』고 말해 북측이 다시 회담을 공전시키는 조건을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한때 조성.

이에대해 송대표가 『의제 표기순서를 양보했는데 갑자기 다른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냐』고 확실한 「입장」을 요구하자 백단장은 『갑자기 제기하는 것은 아니고 귀측 강영훈총리에게 보고해 보라는 것이다』고 어정쩡하게 대답.

송대표가 『또다시 새로운 조건을 붙이는 것은 곤란하다』며 북측의 새로운 조건 제기가능성에 쐐기를 박으면서 『오는 6일 실무대표접촉에서 합의서문안을 작성하자』고 요구하자,백단장도 『귀측이 꼭 그렇게 주장한다면 대표단 두사람을 선정해 6일 실무대표접촉을 갖자』고 동의.

○기자 1백50명 몰려

○…한편 이날 회담장에는 서울과 평양에 주재하는 외신기자를 포함,1백5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 7차 예비회담에 임하는 언론의 열기를 반영.

지난달 부임한 소련타스통신의 평양지국장 블라디미르ㆍ나다슈케비치는 전임자 알렉산더ㆍ제빈이 평양을 비판한 기사와 관련,추방됐다는 보도에 대해 논평을 요구받고 『그것은 심각한 일이 아니고 우연의 일치였다. 그는 5년 임기를 채우고 귀임했다』고 의미를 축소.

그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소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짧아서 많은 얘기를 못했을 것』이라며 수교전망과 관련해서는 『물론 양국관계에 결정적이 영향을 미칠 것이나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가 문제』라고 의견을 피력.<판문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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