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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영어냐 영국식 영어냐/미영 대동구수출 경쟁치열(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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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영어냐 영국식 영어냐/미영 대동구수출 경쟁치열(세계의 창)

입력
1990.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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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제1외국어 선택 예상… 미 선수에 영 추격영국과 미국이 영어의 「대동구 수출」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민주화 개혁과 함께 완전 개방된 동구는 앞으로 학생들의 60∼80%가 제1외국어로 러시아어나 독일어 대신에 영어를 선택할 전망이며,이를 위해 오는 90년대말까지 약 10만명의 영어교사가 필요한 것으로 최근 조사됐다.

지난해 발표된 한 조사에 따르면 세계 영어교육 시장규모는 오는 92년말까지 15억파운드(약 2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규모는 영어교습 및 각종 교재만을 포함한것 일뿐 여행이나 무역,금융 등과 같은 부산물에서 얻는 수익은 제외하고 있어 실제규모는 이보다 훨씬 엄청날 것이다.

이중에서 동구 시장규모는 전체의 약 10분의1 정도로 추산된다.

세계 각국에 영국문화 전파를 맡고 있는 영국협회 영어분과위원회 로저ㆍ바우어 위원장은 『현재 동구시장은 보잘것 없지만 앞으로 경제가 좀 더 안정되면 시장규모가 훨씬 더 커지고 정치적으로도 중요해질 게 확실하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경제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동구에 대한 정치 문화적 영향력 확대라는 측면까지도 감안,미국과 영국은 서로 미국식 영어냐 영국식 영어냐를 놓고 주도권 싸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미국이 상당히 앞서고 있다.

많은 동구인들은 영국식 영어가 아니라 미국식 영어를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재빨리 영어교육을 위한 평화봉사단을 파견하는 등 선수를 치고 나섰다. 때문에 동구에서는 미국식 억양과 속어가 판을치고 있다.

영국은 이에 비해 약간 머뭇거렸다. 영국의 방송 및 출판관계자들과 언어전문가들은 모두 이 점을 인정,동구에서 미국과 경쟁하기에는 벅찬 상태라고 실토한다.

영국 인디펜던트지의 사설은 이에 대해 『리투아니아인이나 우크라이나인,체코나 폴란드인들은 모두 미국인과 대화하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통역처럼 영어를 말하려 한다』고 썼다.

따라서 영어를 가장 소중한 국가자산으로 여기고 있는 영국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달초 마거릿ㆍ대처 영국 총리가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회담할 때 영어전문가와 출판업자 및 영국협회 관계자들은 모스크바대학과 BBC방송 영어훈련부가 공동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했다.

그 목적은 이 세미나에 참가한 4백50명의 소련 언어교사들에게 영국식 영어가 최고라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역사적으로 보아 동구는 영국식 영어를 더 선호해 왔다고 헝가리 출신의 옥스퍼드대학 출판부 편집책임자인 수잔나ㆍ하산니씨는 밝혔다.

그녀는 옥스퍼드대학 출판부가 다른 영국의 주요한 출판사와 마찬가지로 몇몇 영어교육용 교재를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로 각각 출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동구에서는 영국식 영어교재가 약간 더 많이 팔리고 있지만 그같은 상황이 오래 계속될 것 같지는 않다고 인정했다. 영어수출을 둘러싼 영국과 미국의 경쟁은 일단 미국이 우세한 것으로 보이지만 영국의 끈질긴 반격도 계속될게 틀림없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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