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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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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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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관계에 있는 두 나라중 한 나라가 재난을 당했을 때 다른 한쪽에서 감정을 뛰어넘어 구호의 손길을 보내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양국이 화해한다면 일종의 국제미담이랄 수 있다. 미ㆍ이란의 불화가 아직 해소되진 않았지만 지진으로 4만여명의 사망자와 20만여명의 부상자를 낸 이란에 미국이 30만달러 어치의 1차 구호물자를 보낸 것은 「좋은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미국과 리비아도 불화관계에 있는데 최근 해충피해에 시달리는 리비아에 미국이 구충전문가를 보냈다는 소식도 눈여겨진다. 2년전부터 보통파리의 3배쯤되는 청록색 파리떼가 출현하여 가축과 야생동물에게 큰 피해를 주면서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주변 1만8천㎢ 넓이에 퍼져 사람과 가축을 괴롭혀왔다.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 관계자는 이 신종 파리가 리비아에서 박멸되지 않으면 중동ㆍ남유럽ㆍ아시아에까지 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구충사업에 약 8천4백만달러가 소요된다고 추정했다. 유충이 육식성이라서 특히 경계해야 할 해충이라니 미ㆍ리비아도 협력이 불가피했던 것 같다. ◆지진피해를 본 이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도 52만달러의 구호금을 보냈다. 도움의 손길은 여러 곳에서 갔지만 그중 이슬람교를 모독하는 소설을 썼다고 해서 이란 회교도들로부터 살해위협을 받는 영국 소설가 루시디가 5천파운드(6백여만원상당)의 기부신청을 한 것이나 쿠바의 카스트로가 헌혈을 한 것등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인상을 준다. ◆미국 관리들은 이란에 대한 지원제공에 정치적 의미를 붙이지 않으려고 한다지만 지난 4월 친이란계 회교단체가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질 2명이 레바논에서 석방된 데 대해 부시 미국대통령이 이란정부에 사의를 표한 지 얼마 안되는 때여서 양국 분위기가 호전돼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가 있는 것이다. 이왕이면 해충피해나 지진이 없더라도 화해노력에 인색함이 없는 게 더욱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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