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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기지 96년까지 이전

입력
1990.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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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합의각서 교환… 비용은 전액 한국부담한미 양국정부는 25일 서울 용산미군기지를 96년말까지 지방으로 이전하고 이전비용은 전액 한국측이 부담키로 합의했다.

또 용산 미8군 골프장은 내년 3월 폐쇄하고 대신 남한산성에 건설중인 남성대골프장을 사용키로 했다.

이상훈국방부장관과 루이스ㆍCㆍ메네트리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이같은 내용의 용산기지 이전에 관한 합의각서(MOA)에 서명,교환했다.

합의각서에 의하면 기지이전은 96년말까지 완료하되 주한미군사령부의 규모변화에 따라 일정과 규모를 조정할 수 있게했다.

이전대상부대는 용산기지에 있는 유엔사,주한미군사 미8군사,한미연합사 등과 이를 지원하는 조직이 포함되며 서울북부지역 미군부대의 지원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이 용산사우스포스트지역에 잔류한다.

또 이전비용은 한국측이 전액부담하고 미국측은 토지사용 최소화및 건물통합등을 통해 비용최소화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이전장소는 앞으로 양국간 협의를 거쳐 발표키로 했다.

용산 미8군 골프장은 남성대지역에 건설중인 대체 골프장을 인수한 뒤 내년 3월에 폐쇄,시설물을 제거해 국방부에 반환키로 했으며 남성대골프장은 용산기지 이전완료와 동시에 한국정부에 반환된다.

◎해설/이전비용 1∼2조원 마련 큰 부담/장소도 미 요구 오산ㆍ평택 가능성

용산 미군기지 이전에 관한 한ㆍ미간 합의각서가 정식으로 체결,교환됨으로써 그동안 도시발전상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던 용산기지 이전작업이 본격추진되게 됐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쟁점이 됐던 기지이전비용 분담문제에서 미국측 요구대로 전액 부담해 주기로 합의,앞으로 1조∼2조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큰 짐을 지게됐다.

국방부는 용산기지외에 서울시내에 산재한 미군부대부지를 매각하면 국고지원 없이도 이전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외국군기지 이전비용을 왜 우리가 전액 부담해야 하느냐』는 비판여론을 피할 수 없게됐다.

이번 합의각서 내용은 기지이전 완료시한,비용부담주체,미8군 골프장처리 등 기초적 수준에 머물러 앞으로 기지이전 완료까지는 많은 문제가 가로 놓여 있다.

특히 합의각서에는 이전장소가 명시되지 않았는데 이 역시 미국측 요구대로 오산이나 평택지역으로 낙착될 가능성이 크며 부지선정과정에서 주민반발,부동산투기 등의 부작용도 예상된다. 또 주한미군 철수계획 변화에 따라 이전계획의 골격이 크게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국은 주한미군 감축이 단계적으로 실시되더라도 철수 3단계의 첫해인 96년까지는 주한미군 규모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기지이전 완료 시기를 96년말까지로 합의했다.

그러나 양국은 남북군축회담 및 급변하는 동북아시아 정세에 따라 주한미군 규모가 96년 이전에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주한미군의 규모변화에 맞춰 이전일정과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을 합의각서에 명시하고 있다.<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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