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 고이정림형 영전에 엎드려 삼가 이 조사를 드립니다.인생의 운명이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지만 송정형의 임종소식을 듣고 다시 한번 인생의 허무함을 느꼈습니다.
송정형은 개성에서 나와 같이 낳고 자라 개성보통학교시절부터 죽마고우로서,선배로서 그리고 그후 반평생을 같이 사업을 하면서 내가 늘 존경하고 따라왔던 사이 아닙니까.
형은 학업을 마치고 개성 남대문상가에서 점원생활을 할때 오토바이를 타고 수백리길을 누비고 다니는 초인적인 활동을 하였고 성품도 강직하여 많은 사람들의 존경도 받았으며 그 결과 해방될때까지는 재력고 많이 쌓아 부자라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해방후 우리둘은 불모지인 이나라 무역업계에 일조를 하고자 개풍상사라는 간판을 걸고 홍콩ㆍ마카오등지를 돌아다니며 이땅에 처음으로 대외무역을 개척하지 않았습니까.
6ㆍ25를 만나 모진고생을 하면서도 광산물을 수집,영국으로 출장까지 가서 수출시장을 개척하는등 동분서주하던 때가 엊그제 같기만 합니다.
또 수출실적 1위를 올려 정부로부터 특별상을 받고 각고끝에 대한양회를 설립 하던 일,그리고 5ㆍ16변혁후 국민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전경련을 창설하는데 발벗고 나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형은 학술교육,문화사업에도 관심과 열정이 커 삼일문화재단을 설립,많은 인재들을 양성하기도 했습니다.
그후로도 형은 한일시멘트ㆍ대한선박ㆍ대한유화등을 잇달아 창설,특히 대한유화를 오늘날의 석유화학중견기업으로 키워놓았습니다.
형은 송도상인으로서 거대한 업적과 덕목을 남기고,이나라 경제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시고 떠나가셨습니다.
인생은 종말을 고하면서 한이 많고 미련을 갖고 저세상으로 간다 합니다.
그러나 훗일은 형제들이 선후를 가려 잘 처리할 것이고 또한 사랑하시는 박씨마님이 건강하시오니 염려마시고 훨훨날아 극락세계로 가시길 삼가 옷깃을 여미고 영전에서 형의 명복을 빕니다.<동양화학 회장>동양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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