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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정치 당정 완전분리 「예고편」/고르바초프 “서기장 사임”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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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정치 당정 완전분리 「예고편」/고르바초프 “서기장 사임”의미

입력
1990.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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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제 도입ㆍ당역할 약화따른 “예정된 수”/급진파의 분당주장등에 「새 정치틀」가속화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20일 러시아공화국 공산당 창당대회에서 중앙당 서기장직을 사임하겠다고 한 발언은 소련 정치체제의 완전한 당정분리와 공산당의 일대개혁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소련역사상 최초로 대통령에 취임한 고르바초프는 이어 열린 공산당중앙위총회에서 채택한 신강령에 따라 과거 당이 정부를 관장하던 공산당 권력독점원칙을 변경시킬 것임을 밝혔다.

공산당은 그동안 소련의 모든 권력을 독점해왔으나 정치구조가 대통령제로 전환돼 정부가 권력을 행사하게됨에 따라 당의 역할은 필연적으로 약화될 수 밖에 없게 돼있었다.

또 다당제를 천명한 만큼 공산당은 소련의 제정당중 단지 집권여당으로 변하게된 현실에서 강력한 대통령의 위치에 있는 고르바초프가 당직을 떠난다는 것은 따라서 당연한 수순으로 예상됐던 것이다.

소련의 정치구조는 각 공화국이 주권을 가지면서 각단위별 최고회의와 지방소비에트가 자치ㆍ자결권을 행사하고 연방정부는 대통령을 정점으로 군사 외교 등 중요국가정책만을 수행하는 형태로 전환돼 가고 있다.

고르바초프도 이번 러시아공 공산당대회에서 『공산당은 국가의 기능을 장악할 수 없으며 권력의 분산은 이제 현실이 됐다』고 선언했다.

이런 권력의 분권화상황하에서 공산당의 「환골탈태」는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소련공산당은 이번 러시아공 당대회에서 보듯이 첨예한 급진ㆍ보수의 대립이 노출됐다.

그러나 이미 대세는 공산당이 급진개혁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 밖에 없으며,중간노선을 견지했던 고르바초프도 당내 온건개혁세력과 급진개혁파를 접촉시켜 당의 체제개편을 꾀할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7월2일 열릴 당전당대회에서는 서기장제를 폐지해 당의장과 부의장(2명)체제로 바꾸고 정치국을 폐지하는 대신 정치집행위원회를 신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당명의 개칭까지 거론되고 있는 당개편안과 함께 신설될 당의장직등에는 리즈코프현총리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 메드베데프 당이념담당정치국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급진개혁파중에서 1명을 선출하는 타협안까지 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당의 개혁에 따라 정부 역시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신임총리후보로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이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공산당이 이처럼 개혁을 단행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은 급진개혁파인 「민주강령파」가 분당을 주장하고 있으며,보수파역시 탈당을 모색하는등 당이 분열될 가능성이 높아진데다,정치민주화와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시점에서 자연적으로 택할 수 밖에 없는 「자구책」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제28차 전당대회의 전야제격인 러시아공 당대회에서 나온 고르바초프의 사임시사발언은 소련이 러시아혁명이후 70여년만에 최대의 역사적순간을 맞고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며,앞으로 다당제하의 「국가연합체」로서 새로운 정치의 틀이 마련될 것임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소련공산당은 앞으로 새체제하에서 당내민주화와 조직ㆍ강령 등 개혁을 통해 새정당으로 재탄생할 것이며,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정책에 부응하는 전위대이자 국민의 당으로 「재창당」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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