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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해소는 상호존중에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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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해소는 상호존중에서(사설)

입력
1990.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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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하는 쌍방간에 통상문제를 둘러싼 크고 작은 마찰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한미간에도 한동안 시장개방문제로 얼마간의 마찰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우리의 개방노력과 출초억제책이 주효하여 상당한 관계개선을 이룩해 온 것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게 잠잠해 있던 한미간의 마찰이 요즘들어 다시 심상찮은 잡음을 내기 시작하고 있으니,이달초부터 미국측은 우리나라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외국산 소비재 수입반대 캠페인을 트집잡아 그 배후에 한국정부가 개입하고 있는듯이 공언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정부의 개입여부를 조사키 위해 사람을 파한하는 것은 우리로서 심히 못마땅한 대한압력이라고 생각된다.시장개방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이미 미국측에서도 그 성실성을 인정한 바 있고 개방의 진행도 예상이상으로 잘 풀려가고 있는데 하필이면 왜 우리 경제가 어려운 고비에 와 있는 이 시점에서 미국측이 억지에 가까운 시비를 걸고 나왔는지 우리로서는 당혹감을 금할 수가 없다.

6월15일 현재 우리의 무역수지적자는 벌써 37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연말까지는 60억 가까이로 불어날 전망인데다가 대미무역에서만 4월말까지 수입이 18.3% 늘어나고 대신 수출은 6.8%가 줄어들었다. 이 추세대로 나간다면 올 대미무역수지는 80년이후 첫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4월까지는 그래도 3억8천여만달러의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나 5월들어 21일까지 이미 수입이 수출을 3천5백만달러나 앞질러 적자로 돌아서기 시작함으로써 올해중에 대미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또 몇년동안 최대의 무역적자국으로 어려움을 겪어오던 미국은 계속 대외거래 적자폭을 줄이고 있고 올 1.4분기에는 6년만에 가장 낮은 적자폭을 기록하면서,4월들어 전월대비 17%나 적자를 줄이고 있다. 우리는 적자폭이 늘어나는데 적자폭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미국이 우리에게 자꾸 근거없는 꼬투리를 잡아 무리에 가까운 요구를 하고 있어 그들의 집요한 시장개방 요구가 좀 심하지 않느냐는 감정을 가지는 한국인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 같다.

더욱이나 18일 무역협회가 대미수출 감소품목과 주요 대미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미국의 대한 불공정 무역사례」 내용에 따르면 관세와 섬유수입쿼타제,통관절차,위생검사,방역,반덤핑 등 여러면에서 미국의 대한불공정 무역사례는 우리보다 더 철저하고 더 많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대한 수입규제 강화행위는 우리의 대미 수출을 감축시키고 있는 주요요인이 되고 있거니와 그것이 GATT(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규정에 위배되는 불공정관행이라는 것도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스스로의 불공정관행은 선반에 얹어둔 채 허물이랄 수도 없는 우리의 국내적인 과소비자제운동을 트집잡고 나온다면 양국간의 통상마찰은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확대될 수밖에 없을 줄로 안다. 통상마찰은 교역당사국들이 서로 상대방의 처지와 경제사정 사회여건 등을 이해하고 서로의 이익을 존중하면서 대국적으로 문제를 풀려는 자세를 갖추어야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법이다. 우리도 노력을 더해야 하겠지만 미국측도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무역마찰해소 노력이 있어 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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