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창간 36돌 특별기획으로 한국외교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동독과 헝가리,소련을 방문했을때 느낀 공통점이 몇가지 있었다.이들 나라는 지금 개방과 개혁의 물결을 타고 변신의 몸부림을 하고 있으나 그들이 40년동안 지녔던 사회주의체제의 모습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서방자유세계의 여러나라들을 돌아본 뒤에 들어갔기 때문에 사회주의국가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비교적으로 더욱 잘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맨먼저 들어간 곳이 동베를린. 동독은 한국과 수교가 안된 나라지만 동서베를린 국경초소에서 간단히 24시간 체류비자를 받아 입국,동베를린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제일 먼저 코를 찌르는 자동차 매연가스가 상당히 독하다는 느낌이었다. 낡은 자동차가 저질 휘발유로 달리는 거리였다.
그다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썩어가는 고건물들. 수리할 돈도 없거니와 손질할 생각도 없는 사람들이 사는 집들이었다.
부다페스트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갔던 동베를린공항은 너무나 어두컴컴한 인상이었다. 인상만 그런게 아니라 실제로 조명이 낮았다.
부다페스트공항은 서구도시의 공항과 다를바 없이 환하고 밝았지만 거리의 그 지독한 매연냄새는 동베를린과 다를게 없었다. 다뉴브강이 흐르는 부다페스트의 도시풍경은 자동차배기가스의 독한 냄새로 인해 그 아름다움이 반감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썩어가는 낡은 고건물이 많은 것 역시 앞서 동베를린에서 본 것과 마찬가지였다. 동베를린의 경우 서독의 지원을 받은 건설현장이 자주 눈에 띄는게 특색이었다.
부다페스트를 떠나 모스크바에 도착해서는 사회주의국가들의 여러가지 공통점을 다시 확인할 수가 있었다.
모스크바 공항은 동베를린 공항보다 더 어두웠다. 호텔도 식당도 모두 조명이 약해 어두컴컴했다.
길거리에 나서니 역시 배기가스가 코를 찌르는데 이것이 바로 사회주의의 독특한 냄새인가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동베를린이나 부다페스트에서보다 더 독하게 느껴졌던 것은 모스크바가 사회주의의 메카이기 때문만은 아닌듯했다.
큰 백화점엘 들어가 보았다. 상품보다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진열된 상품은 얼마되지도 않는데 그것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장면은 모스크바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맥도널드 햄버거가게,담배가게 등에서도 그렇고,큰 호텔에서도 아침 8시부터 문을 여는 식당의 아침식사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줄을 선다.
이것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상의 특징이다. 서구에도 동구관광객들이 많이 몰리지만 동구에도 호기심에 찬 서구관광객이 많다. 전화등 통신이 잘 안돼 불편한 것도 사회주의국가들의 공통된 특징에 들어간다. 이런 여러가지 외형상의 특징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들 국민의 사고방식이다. 40년간의 공산통치에 젖어버린 사회주의적 사고는 단시간내에 고쳐질 수 없는 고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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