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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비편승 사치품 밀수급증/관세청,연말까지 부처합동 「전면전」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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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비편승 사치품 밀수급증/관세청,연말까지 부처합동 「전면전」선언

입력
1990.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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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품 위장 고가골프채등 반입 늘어/「꾼」차원넘어 기업포함 전문집단화 추세○…관세청은 최근 과소비풍조에 편승,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는 밀수를 근절하기위해 밀수꾼과 밀수품 유통업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단속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수효 관세청장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밀수가 올들어서는 과소비풍조등의 영향으로 끊이질 않고 있다』고 전제,관련부처인 국세청ㆍ농수산부ㆍ공업진흥청 등과의 합동단속을 실시하는것은 물론,육해공군 및 경찰ㆍ미군ㆍ인더폴(국제형사경찰기구)과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밀수꾼이 발붙일곳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그동안 여러차례 밀수단속을 벌였지만 이번처럼 군경까지 동원,「소탕전」을 전개하기는 밀수단속이 국가적 과제였던 60년대이후 처음있는일로 전면전을 선언한 관세청과 밀수꾼과의 대결 결과가 어떻게 나올는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세청관계자들은 밀수도 시대의 조류에 따라 수법과 대상품목이바뀌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밀수변천사를 보면 해방이후 60년대초까지는 밀수주종품은 질보다는 양이 많고 부피가 큰 설탕ㆍ양복지 등 주로 소비재중심으로 수법은 해상에서 배로 옮기는 「배떼기」였다.

그러나 70년대들어서는 고가ㆍ소량의 보석ㆍ금괴 등 값비싼물건을 선박엔진이나 자동차타이어 등에 숨겨들여오는 신국면을 맞았고 각종수입자유화조치로 밀수꾼들도 소강상태에 들어갔다는것.

80년대들어서도 이같은 소강국면은 이어졌으나 올림픽을 전후로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는등 국제밀거래가 보다 용이한 여건이 형성되고 국내의 과소비풍조를 타고 밀수는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87년이전 연간수십억원대에 불과하던 밀수입단속실적(금액기준)은 88년 1백97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89년 3백81억원,90년 5월현재 2백억원으로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밀수의 특징은 소량고가물품의 은닉반품이 주종인 가운데 50년대식의 대담한 배떼기식 다량거래가 재등장했다는 점.

또 밀수주체는 종전의 개인차원의 「꾼」중심에서 기업들이 포함된 전문집단으로 변해갈뿐더러 수법도 지능화돼 좀처럼 적발하기가 힘들게 됐다는것.

밀수품의 주종도 금괴ㆍ보석중심에서 농수산물ㆍ운동용품ㆍ녹용 등 돈되는 물건은 모두가 밀수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요즘 밀수꾼들로부터 각광을 받고있는 분야는 참깨를 비롯한 농수산물.

참깨밀수는 87년 3억원어치에 불과했는데 88년 8억원,89년 19억원,90년 5월현재 15억원으로 매년 배이상 증가하고 있다.

밀수되는 참깨는 주로 일본ㆍ대만산인데 대만산은 시중가의 10분의1,일본산은 15분의1밖에 안될정도로 싸기때문에 일본산이 더 선호된다고.

홍어ㆍ냉동꽁치ㆍ섬민어(조기와 유사)등의 수산물밀수는 88년 6억원에서 89년 61억원으로 10배이상 늘어났으며 올5월현재는 24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20억원이나 늘어났다.

수산물밀수의 주종인 꽁치의 경우 염장(소금절임) 꽁치는 수입이 허용되나 냉동품은 금지되자 밀수꾼들은 냉동꽁치에 소금을 뿌려들여 오다 번번이 적발된다는것.

이같은 수산물과 참깨등 농산물은 주로 남해안의 어항을 중심으로 일종의 배떼기인 해상분반수법이 주종이라는 것.

가격차이를 노린 농수산물 다음으로 인기를 끄는 밀수품은 호화과소비 물품들.

골프채ㆍ볼링기구 등 운동구류 밀수는 88년 2억원에서 89년 7억원,90년 5월 현재 24억원으로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양주ㆍ주스 등 식음료도 88년 3억원에서 89년 17억원,올5월현재 11억원으로 늘어 났으며 온몸 전자마사지기,1만달러(시가 1천만원상당)짜리 다이아장식이 된 피아제트시계ㆍ어린이용 워키토키(무전기) 오디오 등도 주요 밀수품 리스트에 올라가고 있다.

이같은 사치용품은 주로 재벌계열의 종합상사나 소규모의 중간 수입상이 정상적인 수입을 가장해 몰래 들여오다 적발된다는게 관세청측의 설명이다.

○…관세청은 올연말까지 계속되는 이번 밀수단속은 밀수의 주요통로가되고있는 해상ㆍ공항ㆍ수출입위장밀수 등 세가지경로를 군경의 도움으로 원천봉쇄하는 동시에 밀수품의 유통시장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 함께 합동조사 하겠다는 야심적인 계획이다.

정상거래를 위장,밀수하는 업체에 대해선 수입가격조작여부등을 수시로 조사하고 적발된 업체의 동종업종 다른 업체들도 일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관세청은 또 이를 효율적으로 하기위해 관세범전과자 1만4천명,지명수배자 7백명 등 총3만4천명의 밀수전과자 명단을 전산에 입력하는 동시에 관계부처에 통보키로했다.

또 밀수품의 유통을 막기위해 주한미군과 11명의 합동단속반을 편성ㆍ운영하고 국세청ㆍ농수산부ㆍ공업진흥청과도 각각 70명씩의 단속반을 설치ㆍ가동키로했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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