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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반백되어 한자리에/서울법대 50학번 어제 재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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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반백되어 한자리에/서울법대 50학번 어제 재상봉

입력
1990.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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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하자마자 6ㆍ25로 뿔뿔이/2주만에 전쟁… 얼굴도 못익혀/노신영 전 총리등 100여명 참석/청년시절 돌아가 우정 “새롭게”/즉석서 500만원 후배에 장학금입학하자마자 헤어져야 했던 대학동창생들이 40년만에 다시 모였다. 9일 하오5시 서울대 관악캠퍼스 교수회관에서는 6ㆍ25발발 13일전에 입학했던 서울대법대 50학번동창생 1백여명이 재상봉모임을 갖고 혼란과 궁핍속에서 어렵게 보낸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깊은 감회에 젖었다.

노신영 전 국무총리(62),정치근 전 법무부장관(58),안해균 서울대 행정대학원교수(61).이태로 서울대 법대교수(59),홍일점인 김갑현 YWCA연합회회장(59) 등 동기생들은 동기이자 초청자격인 박병호 법대학장(59)의 인사,기념품증정,기념촬영 만찬으로 이어진 2시간여동안 청년시절로 돌아가 새롭게 우정을 다쳤다.

이날 참석하지 못한 금진호 전 상공부장관(58),천명기 전 보사부장관(61),김용한 건국대총장(61) 등도 동기생들로 면모가 쟁쟁하기만 하다.

이날 모임은 동기생들의 재상봉과 지난3일 제15대학장으로 취임한 박학장을 축하하기 위해 연세대 유종해교수(59ㆍ행정학)의 제의로 마련된 것. 은사인 신태환 전 서울대총장(78) 서돈각(72) 김기두 전 학장(72) 이한기 전 감사원장(73)도 참석,동창회는 사은회의 의미까지 갖게 됐다.

팔삼회(단기 4283년에서 따온 명칭)라고 이름붙여진 동기생들은 명부상 모두 2백62명. 이중 연락이 완전두절된 사람이 98명,이미 고인이 된 사람이 31명,해외거주자가 15명이다.

학제도 확립되지 못한 상태여서 뒤늦게 6월에야 입학했던 50학번들은 수업 2주일여만에 전쟁이 터져 부산전시연합대학과 서울을 오르내리며 목조교사나 천막 등에서 군복과 경찰복을 입은채 포탄소리를 들어가며 수업을 받아야했고 일부는 장기병역 또는 생활고 때문에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중도포기자가 1백10명이나 되고 휴학ㆍ복학을 거듭하는 통에 졸업연도도 저마다 달라 54년 졸업생이 있는가하면 13년만에 졸업한 사람들도 많다.

때문에 50학번들은 입학식이후 며칠동안을 빼고는 40년동안 한번도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없어 이날 낯선 동창생들간에 수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박학장은 환영사에서 『우리는 입학하자마자 헤어짐만 거듭한 불행한 동기들』이라며 『지난40년을 생각하면 「통석의 념」을 금할수 없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낸 뒤 『오늘의 만남을 계기로 모임을 활성화해 앞으로의 여생을 윤택하게 만들자』고 제의했다.

각계의 지도적 인사로 활약하다 은퇴했거나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동창생들은 하오7시30분께 아쉬운 작별을 나누었다. 이들은 오는 9월 노 전 총리의 초청에 따라 천안의 농장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또 즉석에서 5백만원을 모아 박학장에게 법대생장학금으로 기탁하고 「불우한 대학생들」이었던 자신들의 후배들을 위해 써줄것을 의뢰했다.<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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