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인적 접촉이 통일의 초석”/“한반도도 「작은 걸음」 쌓는 식을/통독은 「유럽일가」 촉매제 될 것”한스 디트리히ㆍ겐셔 서독외무장관은 9일 『독일 통일은 대서양에서 우랄산맥에 이르는 전유럽 통합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규정하고 『오는 가을 개최되는 전유럽 안보협력회의(CSCE) 정상회담은 전유럽 평화질서,즉 「유럽공동의 집」 구축을 향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회견내용5면>회견내용5면>
서독 집권연립 정부의 기민당 파트너인 자민당 당수를 역임한 겐셔장관은 이날 한국일보 창간 36주년에 즈음해 가진 특별서면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독일 통일의 장래와 유럽통합,신유럽 안보질서 구축 등에 관한 서독정부의 정책기조를 폭넓게 언급했다.
겐셔장관은 이 회견에서 특히 한국의 통일노력에 조언하면서 『통독의 진전은 20년간 끈질기게 추구해온 동ㆍ서독간의 「인간과 인간간의 접촉」을 촉진하는 「작은 걸음」 정책덕분』이라고 전제,이념적ㆍ정치적 대립을 초월한 남북교류 협력관계의 확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겐셔장관은 독일 통일과 유럽통합이 상관관계에 대해 『독일 통일은 긴밀하게 짜여지고 있는 전유럽망속으로 서구와 중구및 동구를 결합시키는 효모가 돼야 한다』면서 『서 유럽통합과 전 유럽통합은 상호분리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통합 구도하에서의 안보체제 개편과 관련,『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협력적 관계로의 이행과,군사적 역할에서 정치적 역할로의 전환을 토대로 새로운 전유럽 안보협력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전유럽 안보협력회의의 제도화와 분쟁방지센터,군축검증센터의 설치 등 신뢰구축을 통해 동ㆍ서간에 새로운 안보관계가 설정되고 전유럽 평화질서가 창설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겐셔장관은 통일독일의 나토 잔류문제등 통일후의 군사적 지위와 관련,『통일독일의 나토잔류는 전유럽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소련이 주장하고 있는 독일의 중립화는 중부유럽에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나토는 유럽의 정세변화에 적응해야 하며,기본전략과 구조,준비면에서 근본적으로 전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겐셔장관은 유럽주둔 미군문제에 대해서도 『유럽의 안전을 위한 동맹파트너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지만 동ㆍ서 관계에서 군사적 요소를 줄일수록 유럽분단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유럽군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통일독일의 안보지위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동ㆍ서독과 4대 전승국간의 이른바 「2+4」회담의 향방에 대해 『독일은 유럽의 다른 모든 국가들과 똑같은 주권을 가진 독일 통일이 실현되길 원한다』고 말해 대외적 자결권도 양보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겐셔장관은 독일식 공존방식을 한국의 통일노력에 적용하는 문제등에 관해 조언하면서 『이미 베를린장벽 붕괴 이전에 매년 2백73만명이상의 동독시민과 5백22만명이상의 서독시민들이 상호 방문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한국 민족이 자유로운 자결권에 입각,통일문제를 결정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본=본사 통일문제연구소 이원명연구원>본=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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