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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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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있는 국제기구를 든다면 단연 「코콤」 (대공산권 수출통제위원회ㆍCOCOM)을 꼽는다. 「코콤」은 1949년 창설된 이래 지금까지 회의의 일시 장소 참석자 그리고 토의내용과 결과등이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본부도 파리에 있다는 얘기여서 흔히 파리위원회라고도 부르지만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소문으로는 파리시내 콩코르드 광장무근에 위치한 미국대사관 관내 한부속건물에 있다는 정도다. 미국의 주도로 창설된 코콤의 역할은 한마디로 각종 전략물자가 공산권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거나 조정 하는 일이다. 참여국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과 일본등 17개국. ◆코콤의 조직은 매년 봄ㆍ가을에 소집되는 고위 실무자협의회ㆍ정례위원회(매주1회)와 사무국으로 되어있다. 동서냉전의 대표적 산물의 하나인 코콤은 41년동안 국제기류에 따라 활동이 달라져왔다. 즉 미ㆍ소의 경쟁과 대치시대에는 금수전략물자가 4백여품목이 되었으나 80년대 화해시대에 접어들면서 1백63개 품목으로 축소됐다. ◆예나 이제나 미국은 이 기구를 통해 공산권에 전략물자수출이나 제공하는 것을 철저히 감시 통제하고 있다. 소련에 대한 서독의 고온원자로,프랑스의 송유관시설장비,일본의 첨단전자장비의 판매등에 대해 가차없이 제동을 걸고 있다. 최근 2∼3년간 한국과 소련간의 교역량이 증가하자 미국은 한국에 대해 양해 각서 형식으로 대공산권 수출입에 있어 코콤규정의 적용을 요구해와 수출의 경우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올들어 삼성그룹이 소련과 오는 95년까지 1백20억달러 규모로 전자교환기의 합작생산밑 완제품의 납품에 따른 합의문서를 교환,화제를 모았으나 최근 미국이 동 교환기가 수출제한 품목이라고 통고해 왔다. 이에대해 경제계에서는 워낙 대규모 거래액이어서 외국경쟁기업들의 방해가 아닌지 의심을 품고 있고 상공부는 동규정의 저촉여부를 정밀검사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아무려나 코콤의 엄존은 세계적인 데탕트무드와는 달리 안으로는 냉전구조가 여전함을 실감케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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