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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ㆍ동북아 평화 이정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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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ㆍ동북아 평화 이정표 세웠다

입력
1990.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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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고 회담후 회견연설문/대소경제ㆍ문화 등 전분야 협력/중국과 이미 교류… 정상화 기대/북한,번영 함께하는 동반자로나는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매우 유익한 회담을 가졌습니다.

그는 이 세계를 바꾸고 있는 정치인답게 활달하고 용기에 넘친 사람이었습니다.

첫 만남이나 우리는 오래 사귄 사람처럼 우호적인 분위기속에 허심탄회하게 모든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외교관계가 없는 한국과 소련 두 나라 대통령간의 만남은 매우 획기적인 일일 것입니다.

전후 45년간 냉전체제로 국토분단과 전쟁의 비극을 겪은 우리에게 한소양국 정상의 만남은 자체가 깊은 의미를 가진 것입니다.

나는 오늘 회담을 마치고 분쟁의 땅이었던 한반도가 이제 평화와 통일을 향해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오늘 회담은 한소 양국관계의 증진은 물론,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를 이룩하는데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나와 고르바초프대통령은 개방과 개혁이 이 세계에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이룩해 나가고 있는데 대해 다함께 고무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이같은 새로운 질서가 진전되도록 공동의 노력을 펼쳐나가야 한다는데 일치하였습니다.

우리는 개방과 화해의 물결이 이제는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에 미쳐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습니다.

이념과 체제의 차이가 더이상 국가간의 정상적인 관계를 가로막을 수 없습니다.

모든 나라가 서로를 인정하고 협력하여 더욱 평화롭고 번영된 세계를 이룩해 나가야할 것입니다.

2년전 동서세계가 함께 모여 인류화합의 축제를 이룬 서울올림픽의 감명과 몰타와 워싱턴의 정상회담 결과도 이같은 공통된 소망의 결실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이와같은 맥락에서 나와 고르바초프대통령은 한국과 소련간의 두 나라 관계의 정상화 노력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또 완전한 수교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데 합의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외교ㆍ경제ㆍ과학기술ㆍ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친 교류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오늘 회담결과 한소 양국관계는 86년간의 단절과 불행했던 과거를 딛고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양국관계의 오랜단절은 동북아시아의 20세기가 얼마나 험난했던가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그사이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는 네 차례의 큰 전쟁을 치렀으며 그것이 양국간의 관계를 막아온 것입니다.

한반도는 냉전의 마지막 분쟁의 땅으로 남아 있습니다.

독일의 통일이 현실로 되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한국은 사실상 냉전으로 국토가 분단된 이 지상의 유일한 국가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한소 양국정상의 만남으로 한반도에서 이제 냉전의 얼음은 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이것이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을 여는 새로운 시대의 시발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

나는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우리가 결코 북한의 고립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나는 소련이 앞으로 한국과 좋은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북한과도 기존의 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아가 줄 것을 기대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남북한이 통일을 이룰 때까지 공존공영하며 협력을 진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나는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북한이 개방된 세계로 나오도록,그리고 우리와 대화,교류,협력하는 관계를 발전시키도록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고르바초프대통령도 오늘 회담에서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시킬 소련의 분명한 의지를 세계에 보여줬습니다.

한소관계의 정상화는 양국간의 교역과 경제협력을 증진시키게 될 것입니다.

양국의 경제는 지리적 근접성과 상호의존적 요소를 안고있어 상호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은 북방정책을 통해 지난 1년여 기간동안 알바니아,동독을 제외한 모든 동유럽 국가와 외교관계를 이룩했습니다. 몽고와도 올들어 외교관계를 맺었습니다. 중국과는 이미 작년 2만명의 사람이 오가고 30억달러 이상의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중국과의 관계도 발전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의 북방정책은 사회주의 국가들에 자유와 민주주의의 효율성을 입증하고 그들의 개혁을 돕게 될 것입니다.

북방정책은 이를 통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고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굳건히 하려는데 그 큰 목적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평양으로 가는 길은 막혀 있습니다.

우리는 모스크바와 북경을 통해 평양으로 가는 우회로를 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최선의 길은 아니지만 우리가 지금 택할 수 있는 차선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안팎의 어려움을 맞고 있는 북한도 멀지않아 폐쇄노선을 버리고 개방과 개혁의 길로 나올 것입니다.

북한에 변화가 시작되면 그것은 매우 빨리 진행될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혼란을 결코 바라지 않으며,그 변화가 질서속에서 평화롭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북한은 더이상 우리와 경쟁하거나 대결하는 상대는 아닙니다. 북한은 번영을 함께 이루는 협력의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나는 미국이 그동안 우리의 북방정책을 지지해 주고 그것이 성공할 수 있도록 협조해준데 대하여 사의를 표합니다.

내일 나는 워싱턴으로 떠나 부시 미국대통령과 만날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논의한 문제에 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것입니다.

나는 2주일전 일본을 방문하여 한일 두 나라가 불행한 과거의 잔재를 청산하고 동북아시아와 태평양의 밝은 장래를 여는 굳건한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나는 부시대통령과 이 세계의 변혁속에 우방간의 협조와 공동의 노력을 강화할 방안을 논의할 것입니다.

부시 미국대통령과의 만남은 지난 1년남짓 기간동안에 3번째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미 두 나라간의 가까운 사이를 잘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 세계의 평화를 위해 한반도 문제는 이제 우리가 풀어야할 우선적인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나는 이를 위한 큰 걸음을 유엔을 출범시킨 이 평화의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내딛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역사적 만남의 귀한장소를 제공해 주신 샌프란시스코 시민 여러분에게 감사합니다.<샌프란시스코=특별취재단>

◎내ㆍ외신기자 합동회견 일문일답/북한개방등 논의… 새 변화 시작/한ㆍ소 경협은 보완적 입장서 추진/북방정책 추진통해 가장 큰 결실

­양국정상은 오늘 개방과 화합의 물결이 한반도와 동북아에 미쳐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오늘 회담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문제,그리고 평화구조정착,특히 북한의 개방화를 유도하고 촉진하는 방법 등에 관해서 어떤 논의와 합의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북한을 개방시키는 노력의 일환으로 역시 군사력 문제도 얘기가 나왔습니다. 나는 절대로 우리나라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인 우위를 갖지 않을 것이다,절대로 공격적인 군사형태를 갖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대로 현재 우리보다 월등우위에 서있는 북한의 군사력을 감축하는 문제도 우리가 북한을 개방시키고 협력하는 노력의 차원에서 북한을 우리가 설득해야 하는 일들이 남은 과제라고 우리 두 사람이 논의를 했습니다』

­오늘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논의과정에서 의견교환은 충분히 하셨는지와 의견개진을 하시는 동안에 이견은 없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또 국교정상화에 합의하셨다고 했는데 언제쯤 수교하게 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의견교환을 많이 했습니다. 동북아의 평화문제 또 우리 한반도의 평화문제,경제협력문제에 관해 의견을 많이 나눴습니다. 원칙적으로 서로가 이견은 없었다고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그 다음에 국교정상화 문제인데 이미 우리가 만나는 자체가 정상화의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이 점을 고르바초프대통령이 강조를 했습니다. 이래서 완전한 수교를 이루는데 우리가 밟아야할 절차가 있고 이에 다소의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이 문제는 피차가 이해하는 입장에서 앞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대통령께서 샌프란시스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만나신 것은 이미 역사의 한 장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대해 마음속으로 지금 어떤 것을 느끼시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들이 아시다시피 우리 한국은 2차대전이후 45년간을 냉전체제속에서 완전히 묶여 있었습니다. 이제 그 탈을 벗고나오는 역사적인 하나의 큰 사건이 마련되었다… 이와 같은 소감이 듭니다.

또한 아울러서 내 자신 줄기차게 펼쳐나가고 있는 북방정책을 여러분들 잘 아실 것입니다. 오늘의 회담은 또한 북방정책을 통해 지금까지 얻은 어떤 결실보다도 가장 큰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45년간의 냉전체제를 우리가 뛰어넘어서 우리 한반도에는 새로운 변화 새로운 질서가 이제 시작되었다,이렇게 보아야 하겠습니다.

이래서 우리나라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뿐만 아니고 나아가서 통일을 이룩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라는 것도 생각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이것은 우리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나아가 세계공동의 번영과 공동의 발전을 추구하는 의미도 갖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에 과거에 그 어려웠던 나라가 이제는 탄탄하게 이바지하는 나라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때 여러가지 감회가 있게되고 또한 기쁘다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추가로 샌프란시스코시장이하 시민 여러분들이 어제를 이「노태우의 날」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고르바초프의 날」로 정했습니다. 이런 여러분들의 따뜻한 환대와 알뜰한 정성에 대해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시간관계상 한분만 질문을 더 받겠습니다』

­일부 관측자들은 최근에 와서 남한의 정치외교적 목적과 소련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려고 하는 의도가 합쳐지고 있다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의가 있으셨으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느 나라는 정치외교 목적이고 어느 나라는 경제목적이라는 차원에서 오늘 회담한 것은 아닙니다. 모든 문제에 대해 우리는 회담을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까 지적했다시피 한반도에 반드시 평화를 이룩해야 되겠다,남북관계를 개선해야겠다 하는 문제를 두고 논의를 했으며 물론 경제적인 문제도 논의했습니다. 경제적인 협력은 우리가 앞으로 보완적 입장에서 해나가되 전문가들에게 맡기자고 했습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한 입장에서 보너스로 한사람만 더 질문기회를 드리겠는데 일본기자 신청이 들어왔는데…』

­대통령께서는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한국을 방문하실 것을 초청했습니까. 또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노대통령을 초청하셨는지를 알고 싶습니다.

『대화도중에 방문문제에 대한 얘기가 오가고 했습니다만 피치간에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절차를 거쳐 방문키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샌프란시스코=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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