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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물결 동아시아에 상륙”/한­소 정상회담 각국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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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물결 동아시아에 상륙”/한­소 정상회담 각국반응

입력
1990.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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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입장강조… “급진전기대는 어려워” 미국/환영ㆍ놀라움… 북한 대일신호에 관심쏟아 일본/대한 경협 소외우려… 관계개선 주장 대두 중국▷미국◁

미국정부와 언론들은 한소 정상회담을 객관적 입장에서 지켜보는 듯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무부 대변인은 4일 『한소 정상회담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미국의 객관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한국발 기사에서 『한국인들은 양국정상의 첫 공식회담을 연내수교의 길을 여는 큰 승리로 간주하고 있다』고 「한국의 시각」을 전했을 뿐이다.

이 신문은 조지ㆍ슐츠 전국무장관이 한소 정상회담을 「획기적인 외교적 사건」이라고 논평했다고 전했으나 『미행정부측은 한차례의 정상회담으로 한소관계가 급진전,구체적 합의가 나올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다만 『미국의 외교적지원으로 미국에서 한소 정상회담이 열림으로써 한국내의 반미성향을 불식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논평,극히 제한된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함께 이 신문과 AP통신 등 주요 언론들은 한국의 열띤 분위기와는 달리 소련측이 「홍보」에 소극적임을 강조,한소간의 입장차이를 부각시켰다.

UPI통신은 양국지도자가 회담을 갖기는 지난 50년 한반도분단 이후 이번이 처음이나 회담에서 나온 것은 다시 회동하자는 약속이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UPI는 특히 회담전 한국측이 전면 외교관계수립 가능성을 제기했었으나 회담후 노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는 소련과의 완전한 외교관계수립에 관한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모스크바로 출발하기전 기자들에게 한소 정상회담에 관해 자세히 밝히기를 거부했다고 신중히 분석했다.

LA타임스지는 이번 한소 정상회담이 두 나라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며,고르바초프대통령은 노태우대통령과 회담함으로써 세계의 구도 재편을 위한 마지막 한수를 둔 셈이라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소련은 한국측에 잠재력이 큰 소비재 및 노동력시장을 제공할 것이며,한국은 소련측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값싼 소비재와 자본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A타임스는 또 한소간의 관계개선은 소련의 대북한 원조감소와 일소 관계개선을 촉진시키는 부수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평가한뒤 한소 경제협력은 고르바초프의 국내지위 강화를 희망하고 있는 부시 미행정부의 목표와도 부합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샌프란시스코=이재승특파원>

▷일본◁

일본은 이번 한소 양국간의 정상회담을 크게 환영하고 이를 계기로 동아시아에 새로운 개혁의 전기가 마련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정부 당국자들은 5일 한소 양국이 국교정상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두 나라 정상의 상호방문에까지 진척된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이번 회담은 동아시아의 평화구축에 커다란 계기를 이룬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정부 당국자들은 또 특히 고르바초프가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의 긴장완화를 강조한점을 들어 현재 소련이 점령하고 있는 일본의 북방도서를 반환하는데도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고르바초프가 내년으로 예정된 방일에 이어 서울까지도 방문하지나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대응자세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고 있는데 일단 소 북한관계는 냉각될 것으로 보고 북한의 대미ㆍ대일관계의 신호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다.

한편 일본의 언론들은 연일 한소 정상회담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었는데 이날도 1면톱과 외신면,그리고 특집면까지 동원하는 등 지면을 할애했다.

요미우리(독매)신문은 1면에서 「한소국교 정상화 합의」라는 제목아래 『한반도에 화평의 움직임이 싹트기 시작했다』고 보도하고 『동아시아의 전역에도 개혁의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이어 동경 샌프란시스코 서울 북경을 연결한 특파원 좌담회를 통해 이번 회담이 갖는 의의와 전망을 분석하기도 했다.

또 아시히(조일)신문도 한소 정상회담으로 지면을 온통 메우고 『새 질서의 물결이 아시아에도 왔다』고 결론지었다.

그런데 NHK TV는 이날 노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 회담을 생중계 했으며,다른 TV들도 뉴스의 헤드라인을 한소 정상회담으로 장식했다.<동경=정훈특파원>

▷유럽◁

5일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을 톱뉴스로 전한 BBC는 한국관리들이 외교관계수립을 7∼8월로 예상하는 반면 소련쪽에서는 어떤 절차도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것임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프랑스의 피가로지는 노대통령이 이 회담을 극히 의미깊은 「사건」이라고 규정했다면서 노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에게 ▲교역확대,소련지도자의 서울방문 ▲김일성과의 남북한 정상회담 주선을 제의했을 것이라고 전했다.<파리=김영환특파원>

▷중국◁

중국의 관영매체들도 5일 한소 정상회담 개최사실을 처음으로 일제히 보도,『고르바초프가 남조선 「총통」 노태우와 최초의 회담을 가졌다』(북경일보) 『남조선대통령 노태우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고르바초프와 관계정상화 무역촉진등을 위한 「전례없던」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한편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중국정부는 한국과 소련의 급속한 관계개선 움직임에 자극받아 지금까지 냉담했던 대한태도를 재검토,한국과의 관계확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경소식통을 인용,『한국이 소련과 곧 외교관계를 수립하려하고 있고 소련 및 동구에 대규모투자를 하고 있는 시점에 한국과의 관계를 계속 소원하게 유지할 경우 중국이 한국의 투자 및 기술협력에 있어서 소외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따라서 중국권력층 내부에 한국과의 관계개선주장이 대두되고 있다』고 논평했다.<북경=유주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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